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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에어버스, 그대들이 몰아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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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에어버스의 지분 80%를 소유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은 3일 초대형 여객기 A380의 인도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EADS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노엘 포르자르와 에어버스의 CEO 구스타브 훔베르트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포르자르의 후임으론 프랑스 국영철도 SNCF의 루이 갈루아 사장이 선임됐다.

에어버스의 신임 CEO로는 프랑스 건축자재업체 생고뱅의 임원 출신인 크리스티앙 스트레프가 발탁됐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A380 인도 지연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EADS는 독일과 프랑스 등이 공동 경영하는 방산업체로 에어버스 지분의 80%을 갖고 있다. 나머지 20%는 현재 영국의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 소유다.

◆자중지란의 에어버스=지난달 13일 에어버스는 복잡한 배선 문제로 A380의 납품 시기를 6개월 늦춘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모회사 EADS 주가는 26%나 급락했다.

이에 앞서 3월 포르자르 CEO는 스톡 옵션을 행사해 320만 유로(약 39억원)의 매각 차익을 챙겼다. 포르자르는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하지만 일부에선 그가 납품 연기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당국은 6월 28일 EADS 파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포르자르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어버스의 CEO로 있으면서 에어버스를 미국의 보잉에 필적하는 기업으로 키운 인물. 그러나 일련의 악재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자 프랑스는 포르자르를 희생시키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시계제로' 에어버스 앞날은=프랑스.독일.영국 등은 그동안 550석에 달하는 초대형 여객기 A380의 개발.생산을 위해 32억 유로(약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저리로 지원했다. 초대형 여객기 시장을 35년간 독점해 온 보잉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젠 A380이 에어버스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인도 지연으로 올해만 20억 유로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A380을 주문했던 항공사엔 수십억 유로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다.

항공 전문가들은 EADS의 심각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 보조금 지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세 루이 로드리게즈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도 "EADS에 충분한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며 보조금 지원을 공론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추가 보조금은 엄연히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한 보조금 금지 조항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측은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협상의 중단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고란 기자

*** 바로잡습니다

7월 4일자 E6면 "에어버스 그대들이 몰아보라" 기사의 그래픽 중 구스타프 훔베르트는 에어버스의 전 CEO로 독일인, 크리스티앙 스트레프는 에어버스 신임 CEO로 프랑스인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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