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르노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GM과의 제휴를 논의했다. 앞서 GM의 지분 9.9%를 갖고 있는 미국의 커크 커코리안은 르노와 닛산이 각 10%씩 총 20%의 GM 지분을 인수할 것을 곤 회장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 대로 3개사의 제휴가 성사되면 연간 1500만대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25%에 이르는 거대한 다국적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업체들의 이번 연합은 1998년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 이듬해 르노와 닛산의 제휴에 버금가는 자동차 시장의 '빅뱅'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곤 회장은 르노-닛산이 GM과 제휴할 경우 부품 공동조달에 의한 비용삭감,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협력 증진, 완성 차량에 대한 상호 공급 확대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도 새 자본을 수혈해 경영을 개선하는 동시에 바짝 추격해온 도요타를 견제하기 위해선 르노-닛산과의 제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GM은 커코리안의 제안이 알려진 지난주 말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4일 이후 또 한 차례 이사회를 갖고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자가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안을 놓고 GM의 주가를 띄우기 위한 '기업사냥꾼' 커코리안의 술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GM의 릭 왜거너 회장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독자회복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고, GM의 이사회도 왜거너 회장을 강력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본제휴 안이 GM 경영진과 이사회의 전면 찬성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곤 회장은 제휴의 전제조건으로 전면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
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