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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마약 투약' SK그룹 창업주 손자에 구속영장 신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변종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로 체포한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손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그룹 일가 최모(31)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 소변 검사 결과 최씨로부터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며 "석방하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신청한 최씨의 구속영장을 검찰이 이날 중 법원에 청구하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3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평소 알고 지낸 마약 공급책 이모(27)씨로부터 15차례 고농축 대마 액상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판매책으로부터 대마를 3차례 구매해 투약한 혐의도 받았다. 최씨가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하면서 지급한 금액은 700만원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구입한 대마는 주로 집에서 피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최씨가 구매한 마약은 대마 성분을 농축해 만든 카트리지 형태로 전자담배 처럼 흡연 시 대마 특유의 냄새가 적어 주변의 시선을 피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휴대전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한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대마를 구입한 뒤 최씨가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택배를 이용해 액상 대마를 보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를 지난달 구속해 수사하던 중 "최씨에게 대마를 판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그룹 한 계열사에서 최씨를 체포했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며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현재 SK그룹 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현대가 3세 정모(28)씨도 같은 종류의 대마 액상을 구입해 투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정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이씨와 함께 국내에서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정씨 자택에서 마약을 투약할 당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1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정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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