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전쟁 길어지면 국군 안전 장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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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60년대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의 요청으로 수많은 우리 군인들이 파병돼 현지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가 어려운 시기였던 70년 후반부터 우리의 반대를 뿌리치고 주한미군 2만명을 철수시켰다.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실리를 추구하자는 입장이다. 그런데 지난 4~5월 이라크에 공병과 의료부대를 보냈지만 우리가 얻은 외교적 실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리 군인들이 이라크에서 평화유지 역할만 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라크 국민의 생활과 인권 보장에 보탬이 될지, 그네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세력이 될지 불분명하다. 특히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파병 비용도 크다고 한다.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면 국군이 몸을 다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힘이 센 미국과의 관계라고 해서 무조건 굴종하면 안된다. 이라크 전쟁은 시작부터 명분이 없었고 유엔의 승인도 없었다. 이라크에 우리 군대를 또 보내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이민아(본지 학생기자.울산 학성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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