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양 입북 북한조직 개입|일본서 접촉…베를린행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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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대협대표 임수경양(21·외대용인캠퍼스 불어4)의 평양축전참가 사건을 수사중인 치안본부는 3일 임양의 입북과정에 일본·유럽의 북한공작조직과 국내 용공조직의 협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전대협 평축 준비위원장 전문환군(24·서강대신방4)등 전대협 관련자들의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있다.
경찰은 임양이 지난달21일 일본에서 북한공작원의 안내로 서독교포 이영준씨(46)와 연락, 지난달 29일 서베를린에서 동베를린으로 넘어가 미리 준비된 북한 특별기 편으로 평양에 간 사실을 확인하고 임양의 입북이「전대협-국내조직 l일본조직-구주조직」의 협조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특히 북한측 공작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나리타(성전) 공항에 도착한 임양과 접선, 이후6박7일 동안 관계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매일 숙소를 변경하면서 서독의 조직과 연락, 특별 기를 준비하는 등 일본 내 공작조직의 개입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 조직이 문목사 방북을 주선했던 반한 단체인 한통련 계열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북한측이 당초 임양을 문목사의 방북과 같은「동경∼북경∼평양」코스를 이용하려 했으나 문목사 사건이후 북경 행 한국인에 대한 우리정부의 감시체제가 강화되자 급히 구주조직을 동원, 임양을 동베를린을 통해 입북시킨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임양이 전대협이 마련해준 여행경비 3백만원 외에도 서울에서 자금지원을 해준 사람이 있었다고 밝힘에 따라 자금지원자가 일본 내 북한의 공작조직과 연결된 국내조직원 일 것으로 보고 임양이 출국 전 달러를 환전한 은행과 항공사 등에서 수표를 압수, 자금출처를 캐고있다.
경찰은 이밖에 임양이 용인·성남지역 평양 축전참가 준비위원회 정책조정실장으로 활동해온 점을 중시, 이 지역의 재야인사, 반정부활동을 벌인·단체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있으며 성남지역 공장지역을 무대로 활동중인 자생공산주의자·고정간첩이 임양의 입북을 주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또 외대용인 캠퍼스 총학생회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한편 용인·성남지역 평축 준비위원장 김명수군(21·경북대수원캠퍼스·건축3)과 외대용인 캠퍼스 평축 준비위원장 김근태군(22·무역3)등 평축 준비간부들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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