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13일 황교안' 수첩 공개한 박영선·박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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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SNS에 올린 2013년 3월 13일 일정. [박 후보자 트위터 캡처]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SNS에 올린 2013년 3월 13일 일정. [박 후보자 트위터 캡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학의 CD'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8일 연이어 관련 증거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관련 증거를 내놓으며 박 후보자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박 후보자와 박 의원이 제시한 증거들은 "CD를 본 적 없다"는 황 대표 반박을 재반박하는 자료들이다.

박 후보자는 2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3보 3월 13일 오후 4시 40분'이라는 글에서 "오늘은 쉬고 싶었지만, 아침에 사무실에 나와 (지난 2013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님과 만난 일정을 '일정 파일'에서 찾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와 약속한 시각은 2013년 3월 13일 오후 4시 40분. 제 앞 황교안 장관의 일정까지 확인하느라 좀 시간이 걸렸다"면서 2013년 3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정표를 사진으로 첨부했다.

박 후보자는 사진 속 일정표 '3/13(수) 16:40 인사(법사위원장실)※법무부 장관' 칸에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 (2013년 3월 11일)하고 이틀이 지난(3월13일) 날 만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공개한 2013년 3월 13일 일정이 담긴 수첩.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공개한 2013년 3월 13일 일정이 담긴 수첩.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별도로 열고 자신도 2013년 3월 13일 국회를 찾은 황 대표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일정 수첩을 공개하며 "(2013년) 3월 13일 오후 5시 15분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기조실장 면담"이라고 말했다.

또 박 후보자가 언급한 김학의 CD에 대해 제가 2013년 3월 초에 경찰 고위 간부로부터 CD 동영상, 녹음테이프, 사진을 입수했다"며 "검찰이 (수사를) 잘 안 해준다, 그러니까 적당한 때 법사위에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자료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박 후보자가) 저한테 전화로 낄낄거리면서 '황교안 장관한테 얘기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더라'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반면 한국당 측은 박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박 후보자가 '3보'를 올리기 직전 논평을 내고 "2013년 6월 17일 법사위 회의에서 박 후보자는 그날 이전에는 김 전 차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며 자기 입으로 직접 실토했다. 해당 내용은 법사위 속기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자가 2013년 3월 어느 날,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얘기를 황 대표에게 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하루도 못 갈 박 후보자의 새빨간 거짓말, 장관 자질은커녕 정신 감정이 필요한 환자 수준의 망상이 아닐까 우려스러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민 대변인의 주장은 박 후보자가 법사위가 열린 2013년 6월 17일 이전에는 황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민 대변인은 "2013년 3월 법사위는 3월 4일과 22일 두 번 있었다"며 "3월 13일에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내정됐으니 3월 14일(13일로 추정)에 박 후보자가 얘기를 꺼냈다는 것인데, 공교롭게도 그 날은 법사위 전체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법사위 전체 회의 일정과 상관없이 별도로 황 대표를 만났다며 2013년 3월 13일 일정표를 공개하고, 박 의원까지 당시 기록들을 공개하면서 진실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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