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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보디가드 역할했다는 측근의 극단선택...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 측근이 지난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측근 A씨는 20대 후반으로, 이씨와 이씨 동생(31)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 A씨와 접촉해 지난달 25일 살해당한 이씨 부모에 대해 알아보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누군가 그에게 이씨 부모 알아보려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A씨 지인 등에 따르면 A씨는 설날 당일인 지난달 5일 오후 1시 50분쯤 거주하던 서울 대치동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유서는 따로 없었지만, 평소 A씨가 우울증약을 복용해왔고 타살 흔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A씨의 지인은 "A씨가 이씨 형제가 사기 혐의로 기소된 후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해왔고, 지나치게 많은 우울증약을 복용해왔다"며 "부모와 친지 돈까지 끌어모아 이씨에게 투자했다 돌려받지 못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설 당일 고향에도 못 내려가는 자신의 신세를 비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투신 자살한 이희진씨 측근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이씨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해 뒀다.

투신 자살한 이희진씨 측근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이씨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해 뒀다.

특히 A씨는 최근 법인 명의의 수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처분한 이씨의 동생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는 이씨 동생이 출소하면 자신의 금전적 피해를 보전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지인은 "이씨 동생이 출소한 후 A씨가 그에게 찾아갔지만 '법대로 하라'며 A씨를 외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그 이후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 동생은 "(A씨 사망은) 수사기관에서 담당할 일"이라며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 형제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투자자 한 명은 “이씨를 믿고 주식을 매매하거나 투자했다가 매우 힘들게 삶을 살아가거나 삶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이씨 형제의 사기 혐의가 제대로 규명돼야 다른 사람들도 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는 김다운. [연합뉴스]

지난 20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는 김다운. [연합뉴스]

"'출판사 사람'이 A씨에게 이씨 부모 알아보려 했다"

한편 A씨 지인은 "A씨가 사망하고 난 후 A씨 동생들에게 들어보니 평소에 '출판사 사람'이라며 A씨와 측근들에게 접근해 이씨 부모에 대해 알아보려는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해당 인물이 이씨 부모를 살해한 피의자인 김다운(34·구속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다운은 1년 전부터 이씨 부모를 추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연·편광현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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