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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석달 연속 트럼프와 회담 추진…한·미회담은 언제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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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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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얼굴) 일본 총리가 4월 하순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양국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5월 말과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지만 그 전에 아베 총리가 먼저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이번 방미는 일본 측이 요청했다”며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5월 트럼프의 방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북한의 핵·미사일,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대해 미국과의 공조를 조기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5월 일왕 즉위한 뒤 방일 #6월엔 오사카 G20회의 참석 #아베는 내달 말 미국 방문 조율 #하노이 결렬 뒤 미·일 더 밀착

미국과 일본 간 현안인 각료급 무역협상이 이르면 4월에 시작된다는 점도 아베 총리의 방미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정상 간 회동을 통해 미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즉위(5월 1일)한 뒤 5월 26~28일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의 4월 방미까지 성사된다면 3개월 연속으로 미·일 정상이 양국을 오가며 회담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마이니치 신문은 “양국 간의 강력한 동맹 관계를 강조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며 “4월 방미 때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주 회원제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양 정상이 만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로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미·일 관계는 더 밀착하는 모양새다. 교도통신은 “미·일 정상회담에선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는 한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양 정상이 재확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미 정상회담을 놓곤 아직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에 대해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보면 우리가 북·미 간의 대화를 견인했고, 또 6·12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 간의 대화를 견인했다”며 “어떻게 보면 이번에는 남북 간의 대화 차례가 아닌가 이렇게 보여진다”고 밝혔다. 단 북한과 현재까지 뚜렷한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기간 때 30여 분간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 마지막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25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이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위문희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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