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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너무 만만하게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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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9보(140~157)=안국현 8단의 눈동자가 중앙으로 뻗어 나온 백 대마의 머리에 머문다. 이제 반상에 남은 마지막 미지수는 상변에서 중앙까지 길게 이어진 백 대마다. 대마의 행방에 따라 이 바둑의 승부도 결정 날 것이다. 별다른 피해 없이 대마가 활로를 찾는다면 안국현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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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탕웨이싱 9단이 좌하귀에서 중앙으로 손을 돌려 141로 공격에 나섰다. 이번 바둑에서 탕웨이싱 9단은 유난히 허점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아마도 그는 안국현 8단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그는 지금쯤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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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142로 날일자 뛰어 도망갈 때, 흑은 일단 143으로 상변을 막아 흑의 집 모양을 없앨 수밖에 없다. 흑의 손이 상변에 묶인 사이, 백은 144에서 148까지 좌변을 헤집으며 터를 닦았다. 언뜻 보면 백 대마가 궁지에 몰린 것 같지만, 흑도 허점이 많아서 요리조리 몸뚱이를 비틀어보면 백이 살 궁리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150, 152는 좋은 타개의 맥점. 흑은 155로 아래에서 단수칠 수밖에 없는데, '참고도'처럼 흑1로 뻗어 반발하면 백2로 단수치고 백8로 넘어가서 흑이 곤란하다. 한 수 한 수가 진행될수록 점점 판의 기운이 백 쪽으로 실리고 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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