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베이니, '직무대행' 꼬리표 떼고 트럼프 정식 비서실장 될 듯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 대행 믹 멀베이니. [AP=연합뉴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 번째 비서실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중순 존 켈리 비서실장이 물러나면서 비서실장 '대행'을 맡은 지 3개월 만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전·현직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멀베이니의 직함에서 '대행' 타이틀을 지우고 정식 비서실장으로 공식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예산국장으로 있던 멀베이니는 비서실장 '대행'을 맡으며 지난 3개월 동안 하루에 최소 2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폴리티코는 멀베이니가 3개월 동안 플로리다에서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도 하며 신뢰를 쌓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교 만찬과 확대정상회담 자리에 배석한 바 있다.

무엇보다 백악관 최고 실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백악관 집무 동안 웨스트윙에 그의 측근 8명을 조용히 배치하면서 다른 참모들에게 많은 권한을 줬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멀베이니는 많은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며 "그것이 (꼬리표를 떼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서실장에 적합한 새 인물을 찾는 것에 시간을 끌지 않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멀베이니가 대행을 맡기 전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 자리는 3주가량 공석이었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 마크 메도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잇따라 물망에 올랐으나 무산됐다.

또 인선 과정에서는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쿠슈너 등 대통령 가족 간 권력투쟁이 개입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행 체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지금도 멀베이니 대행 외에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각료로 있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지난 2월 취임하기 전까지 매슈 휘터커 장관 대행도 3개월간 법무부를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내가 임명한 대행들은 일을 정말 대단히 잘한다.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 대행은 그 분야에서 대단하고,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비서실장으로서 아주 잘하고 있다"며 "나는 대행을 좋아한다"고 했다. 또 "대행일 때 이동시키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다만 멀베이니가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비서실장으로 임명된다면 또 다른 수준의 책무를 부여받게 된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