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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쇼크’로 죽은 아기고래 뱃속에…비닐봉지 4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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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15일 필리핀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40㎏이나 나왔다. 사진은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지난 15일 필리핀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40㎏이나 나왔다. 사진은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필리핀 해안에서 비닐봉지 40㎏을 삼키고 죽은 아기고래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래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지 못하고 ‘위장 쇼크’로 숨졌다.

뉴욕타임스(NYT)ㆍ가디언 등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필리핀 남부 콤포스텔라밸리주 마비니시 해안에 길이 4.6m, 무게 500㎏가량인 민부리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는 “고래 뱃속에서 쌀 포대 16개와 바나나 농장에서 쓰는 마대 4개, 쇼핑백 등이 40㎏가량이 나왔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고래 뱃속에서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본 적이 없다”면서 “믿을 수가 없었고 역겨웠다. 강과 바다를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블래츌리 박사는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플라스틱 중 일부는 마치 단단한 벽돌처럼 석화화됐다”며 “너무 오랫동안 고래 위장 속에 있어 압축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래가 죽은 이유에 대해 “고래가 소화하거나 배출할 수 없는 큰 플라스틱 조각이 장에 남아있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체중이 줄고 헤엄치는 속도가 느려져 천적에 잡아먹힐 위험도 훨씬 커진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매년 300마리 넘는 해양동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폐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동남아시아에서 폐사하는 경우가 유독 많은 편이다. 지난해 6월 태국 남부에서 고래 한 마리가 최대 8㎏에 달하는 비닐봉지를 삼켜 숨졌고, 11월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고래 위장에서는 5.8㎏ 비닐봉지가 나온 바 있다.

사진은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사진은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는 모습. [사진 D' Bone Collector Museum Inc. 페이스북]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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