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은 알 필요 없다'니"…박지원 "나도 이해 못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설전을 주고 받았다. 17일 심 의원은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국민들은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 산식(算式)이 필요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나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기자가 '(비례대표 의석을) 어떻게 나누는 거냐'고 심상정 위원장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심 위원장이)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더라. 그런 제도를 왜 만드나"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도 나 원내대표에게 "노골적인 공작정치를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가 제가 어제 기자들에게 (합의문 내용을) 설명하면서 '국민들은 몰라도 된다'고 했다고 말꼬투리를 잡았다"며 "제1야당 대표가 정치개혁이라는 큰 호박을 굴리려고 해야지 말꼬리나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심상정 "선거제도 이해 어려워…산식 설명해도 모를 것"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스1]

심 의원은 17일 오후 10시쯤 의원회관에서 정개특위의 선거제 개편 합의안(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을 설명하기 위한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시행 방안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심 의원은 "선거제도가 숫자로 보면 굉장히 복잡하다. 산식은 아무리 복잡해도 컴퓨터로 처리하면 되는데, 지금으로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에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 계산 방식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심 의원은 "산식은 여러분은 이해 못 한다. 산식은 과학적인 수학자가 손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 기자가 "우리가 이해 못하면 국민은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재차 묻자 심 의원은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할 때 컴퓨터 치는 방법만 알면 되지 그 안에 컴퓨터 부품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다 알 필요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선거제 개편 설명 들어도 이해 못하겠더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한편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선거제 개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평화당 정개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이후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설명을 듣고 천 의원에게 '지금 이 설명을 이해하는 천재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료 의원들이) 다 웃더라"며 "나 정도 머리를 가진 사람은 이해를 못하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