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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단양 아로니아…가격 폭락 이어 가공센터도 폐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 회원들이 단양군의회 앞에서 보조금 삭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

지난해 12월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 회원들이 단양군의회 앞에서 보조금 삭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

충북 단양군의회가 2013년 군에서 설립한 아로니아 가공센터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위탁 운영을 맡은 영농조합이 군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영농조합 측은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군의회가 단양 아로니아를 망쳐놨다”며 지난 15일 법인 해산 결정을 했다. 아로니아 생과 가격이 1㎏당 1000원대로 폭락한 가운데 군의회가 농가들에 대한 후속 대책 없이 판로 개척마저 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양군의회, 아로니아 가공센터 보조금 3억7000만원 삭감 #위탁 운영 조합 측은 "계약서 문제 삼아 지원금 중단 부당" #군의회, "6년간 45억 지원했는데 농가에 실익 없어" 주장

홍용식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 대표는 17일 “지난 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단양 아로니아의 해썹 인증에 전력을 기울였는데, 군의회가 올해 보조금 3억7000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바람에 아로니아 가공센터를 더는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올해 예정된 농협 하나로마트 입점과 군부대 납품도 허사로 돌아갔다”고 토로했다.

2013년 문을 연 단양 아로니아 센터는 660㎡ 규모 냉장창고와 착즙·농축 시설, 포장 장비를 갖추고 있다. 단양에서 생산되는 아로니아 농가에서 수매를 하고, 가공제품을 만든다. 홍 조합 대표는 2016년 7월 위탁 운영을 맡았고, 213명의 농가가 회원으로 등록했다. 조합은 연간 50~70t의 아로니아를 사들인다. 군에서는 공장 내부에 있는 기계 수리비와 전기세, 판촉비와 제품 개발비로 한해 3억7000여만 원을 조합에 지원한다.

단양 아로니아영농조합법인 냉동창고에 지난해 생산한 아로니아 100t이 쌓여있다. [사진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법인]

단양 아로니아영농조합법인 냉동창고에 지난해 생산한 아로니아 100t이 쌓여있다. [사진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법인]

보조금 논란은 지난해 11월 군의회가 2019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6월까지 위탁 운영 계약을 맺은 단양아로니아영농조합이 연장 계약을 하면서 군의회 동의를 얻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군의회는 “절차를 무시했다”며 보조금을 전액 삭감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보조금은 민선 6기 시절인 2017년 말 수립한 예산이라 이미 군의회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계약서를 빌미로 트집을 잡고 있다”고 했다.

의회는 여전히 보조금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의회는 지난 1월 아로니아 실태 파악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군의 아로니아 육성사업 운영실태 파악에 나섰다. 오시백 군의원은 “연장 계약은 군의회 동의사항인데 이를 어긴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가공센터가 문을 연 뒤 6년간 45억원을 지원했는데도 농가 수익에 별다른 기여를 못 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로니아 [중앙포토]

아로니아 [중앙포토]

단양군에선 농가 400여 곳이 연간 800여t의 아로니아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한때 1㎏당 3만~4만 원대의 거래 가격이 최근 1000원~2000원대로 폭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단양=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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