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테랑, 블라인드…한국영화 리메이크작 중국서 줄줄이 찬밥

중앙일보

입력

2015년 한국영화 베테랑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 ‘대인물’ 포스터. [사진=신경보]

2015년 한국영화 베테랑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 ‘대인물’ 포스터. [사진=신경보]

2015년 유아인 주연의 한국영화 ‘베테랑’ 한 장면. [사진=신경보]

2015년 유아인 주연의 한국영화 ‘베테랑’ 한 장면. [사진=신경보]

2009년 권상우, 이보영 주연의 한국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한 장면. [사진=신경보]

2009년 권상우, 이보영 주연의 한국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한 장면. [사진=신경보]

2009년 한국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대만 영화의 한 장면. [사진=신경보]

2009년 한국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대만 영화의 한 장면. [사진=신경보]

세계 2위의 중국 영화시장에서 한국 영화 리메이크 작품들이 줄줄이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比悲傷更悲傷的故事, 이하 슬픔)’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985만 위안(33억원), 리뷰 사이트 더우란(豆瓣) 평점 5.5에 그쳤다. 대만 린샤오첸(林孝謙) 감독이 권상우, 이보영 주연의 2009년 동명의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지난해 대만에서는 중국어 영화 최대 흥행작품에 올랐다.

최근 리메이크작 8편 원작보다 흥행·평점 낮아 #판박이 각본, 발연기, 관중 선입견이 실패 요인

중국 신경보의 지난 17일 분석 기사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 8편이 모두 중국에서 흥행과 평점에서 원작을 넘어서지 못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국 영화의 정식 수입이 금지된 데 이어 리메이크 작품까지 외면당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분위기다.

신문은 한국 리메이크 작품 중 박스오피스 1억 위안(169억원)을 넘은 작품은 ‘이별 계약(2013)’ 1억9000만 위안(321억원), ‘나는 증인이다(2015)’ 2억1500만 위안(364억원), ‘대인물(2019)’ 3억7900만 위안(641억원) 세 편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들 흥행작도 더우란 평점은 원작보다 크게 낮았다. 선물(2001) 7.7점→이별 계약 5.7점, 블라인드(2011) 7.5점→나는 증인이다. 6.1점, 베테랑(2015) 7.6점→대인물 6.6점을 기록했다.

신경보는 한국 리메이크 작품이 중국 시장 공략에 실패한 원인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즉, 혁신 없이 한국 원작만 판박이처럼 고스란히 베낀 각본, 원작 한국 배우의 열연에 못 미치는 중국 배우의 연기 패턴, 원작을 본 뒤 극장을 찾은 중국 관중의 선입견이 골고루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리메이크 작품의 흥행 실패는 애국주의 작품이 득세하는 중국에서 보편적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현 한국문화산업진흥원 베이징 대표는 “엄격한 스크린쿼터제를 운용 중인 중국이 자국 영화 진흥책을 강화하면서 한국 리메이크 작품뿐만 아니라 외국산 영화가 전반적으로 홀시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