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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좌파 테러조직 '적군파' 70년대 북한서 훈련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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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독일 테러조직이던 적군파(RAF)가 1970년대 북한에서 군사훈련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함부르크 사회연구소의 볼프강 크라우스하르 박사는 70년대 초 RAF가 북한에 보내려던 비밀편지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소개했다. 이 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격월간 잡지 '중도 36'을 통해서다.

암호로 작성된 이 편지는 71년 서베를린의 쇤베르크 공원 한구석에서 발견돼 경찰에 넘겨졌다. 공안당국의 암호 해독 결과 편지 수취인은 북한 김일성 주석으로 밝혀졌으며 당시 도시 게릴라로 활동할 계획을 세우던 RAF가 북한에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RAF는 이 편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사회주의 방식의 통일'이라며 '조직원들이 북한에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했다. 이 같은 RAF의 요청이 북한에 전달됐는지 여부나 전달됐을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RAF는 극좌파 지식인들이 70년 결성한 테러조직이다. 98년 자체 해산을 선언할 때까지 고위공직자나 재계 인사 등을 상대로 한 납치.살해, 비행기 납치, 교도소 폭탄 투척 등 극단적인 폭력투쟁을 일삼았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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