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잡지 발자취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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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지학자 김근수옹이 자신이 소장한 장서들중 문헌적 가치가 높은 것들을 추려 「한국잡지문헌전」을 29일까지 열고 있다.
김옹이 「학의 집」이라고 이름붙여 기거하는 서울명륜동 작은 4층빌딩 계단 모퉁이등을 이용해 전시장을 꾸민 이 전시회에는 비록 전시공간이 비좁고 엉성하지만 우리 잡지사에 한 획을 그은 주요잡지들이 거의 다 선보이고 있다.
4부로 나뉘어 전시되는데 1부 한국잡지관계 문헌류에는 우리나라의 잡지관련 논문으로는 최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종수의 「조선잡지발달사」(36년『조광』12월호)를 비롯, 일제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발행된 잡지총람·잡지사·잡지개요·정기간행물 일람표·출판관계문헌목록·한말한국잡지 목차총록등 전반적인 잡지관련 책 65점을 모아 전시했다.
특히 표지에 「극비」도장이 찍힌 일제의 한국출판 사찰기록 『조선출판 경채개요』6권이 눈길을 끈다. 총독부 경무국 도서과가 발행한 이 책들에는 일제시대 한국내의 잡지목록·검 열기록·삭제 이유등이 실려있다.
1932년부터 36년까지의 5권과 39년치 1권이 전시됐다.
2부 역사적인 한국잡지류에는 창간호·종간호·분야별 대표적 잡지등을 모았다.
우선 한국 최초의 잡지로 알려진 『소년』(1908년)보다 먼저 나온 『친목회회보』(1896년·재일유학생회보)와 『녀자지남』 (여자지남·1907년·첫 여성대상 잡지)이 보이는데 『소년』은 한국 최초의 잡지라기 보다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잡지」가 정확한 평가라는게 김옹의 설명이다.
최초의 공업잡지(『공업계』·1909년), 최고 장수지(『시조』,1910년창간 올 5월 현재 통권 8백29호기록), 첫 문학전문지(『창조』·1919년 ), 최초의 어린이잡지 (『어린이』·1923년)등 잡지사적 가치가 큰 잡지 54점을 전시했다.
이중에는 일제시대 기생을 대상으로한 『장한』(1927년)과 카페의 여급을 위한 잡지 『여성』도 끼어있는데 기생잡지의 한스런 내용과는 달리 『여성』의 경우 표지를 넘기면 여급의 사진과 일하는 술집,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밝히고있어 당시 「보통주점이 아닌 현대적 카페에서 근무한다」는 긍지(?)를 엿보게해 웃음을 자아낸다.
3부는 중·미·일·러시아등 해외에서 발행된 교포중심의 잡지류를 전시했다.
주로 일제때 것들과 최근의 중국연변 동포잡지를 모았는데 1940년 중국 서안의 독립운동잡지『한국청년』, 광복군 정훈처에서 발행한『광복』등과 연변잡지 『장백산』『천지』등이 눈에 띈다.
4부는 50년대 이후의 창간호등을 위주로 전시했다. (762)6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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