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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비례대표 없애고 총 270석” 선거제 개편안 추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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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마감시한’을 앞두고 열린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마감시한’을 앞두고 열린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석 수를 10% 감축하는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원 10% 감축 한국당안 제시 #4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엔 반대 #“선거법 패스트트랙 반드시 저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의원 수를 조정해 270석으로 하는 것이 한국당의 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행 국회 의석 수는 총 300석으로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구성돼 있다. 나 원내대표 주장은 비례대표를 없애는 대신 지역구에서 17석을 늘려 270석을 채우자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방침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추진하려 하자 ‘맞불’ 격으로 내민 카드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그동안 선거제 개편에 대해 의원 수를 300석보다 늘리는 데 반대한다고만 밝혀 왔을 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당이 논의에 나서지 않자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은 이날까지 한국당에 선거제 개편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운영 중인 독일,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이 내각제나 이에 준하는 분권형 권력제라는 점을 들면서 “의원내각제로 원포인트 개헌 없이는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윗도리는 한복, 아랫도리는 양복을 입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3월 국회 합의 후 민주당이 느닷없이 선거법과 소위 이념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빅딜하겠다고 했다”며 “민주당은 선거제도를 갖고 본인들 과반이나 정의당을 이중대로 만들기 위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여권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을 비판했다. 이어 “선거법을 이렇게 (모든 정당 간) 합의 없이 강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선거법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겠다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당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이 안을 의결한 뒤 공식 입장으로 여야 4당과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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