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편 "살림은 내가, 큐 잡아라"···당구 여제 된 캄보디아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가운데)가 지난달 23일 로또 추첨방송에 황금손으로 출연해 개그맨 서경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스롱 피아비]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가운데)가 지난달 23일 로또 추첨방송에 황금손으로 출연해 개그맨 서경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스롱 피아비]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30)의 인생역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참석한다.

한국인 남편 따라 당구입문해 세계3위 #15일 한국-캄보디아 경제포럼 초청 #드라마틱한 삶에 관심 쏟아져 #음료 후원협약, 로또추첨 방송출연 #모국 아이들에게 구충제 1만개 기부

문 대통령은 14일부터 16일까지 캄보디아를 방문해 시하모니 국왕과 훈센 총리를 만나 양국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피아비는 15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양국 경제포럼에 초청을 받았다. 캄보디아와 한국이 양국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인물로 피아비를 선정했다. 피아비는 8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해 당구홍보행사에 참석한 뒤 캄보디아로 이동한다.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아버지 감자농사를 돕던 피아비는 2010년, 충북 청주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김만식씨와 국제결혼을 했다. 2011년 우연히 남편을 따라 당구장에 갔다가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피아비의 당구 재능을 발견한 남편은 "살림은 내가 할테니 당구를 배워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의했다.

2010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피아비는 이듬해인 2011년 남편을 따라 처음 큐를 잡았다. 2014년부터 아마추어 대회를 휩쓴 그는 2016년 정식 선수로 등록했다. 그리고 올해 세계선수권 3위,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오종택 기자]

2010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피아비는 이듬해인 2011년 남편을 따라 처음 큐를 잡았다. 2014년부터 아마추어 대회를 휩쓴 그는 2016년 정식 선수로 등록했다. 그리고 올해 세계선수권 3위,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오종택 기자]

하루 20시간 이상 연습한 적도 있는 피아비는 2016년 정식선수 등록을 했다. 지난해 9월 터키 세계여자스리쿠션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했고, 11월 아시아 여자스리쿠션선수권에선 우승했다. 피아비의 에버리지는 1.0이고, 하이런(한 이닝 최다 점)은 14점이다. 3구로 30점인데, 4구로 환산하면 1000점이다. 현재 한국랭킹 1위, 세계랭킹 3위다.

스리쿠션 선수 피아비는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인 신동엽과 대결을 펼쳤다. [피아비 페이스북]

스리쿠션 선수 피아비는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인 신동엽과 대결을 펼쳤다. [피아비 페이스북]

드라마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피아비는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음료는 피아비 후원협약을 두고 논의 중이다. 피아비는 지난 1월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연예인 당구고수 신동엽과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달 23일 로또 추첨방송에 황금손으로 출연한 피아비(오른쪽). [사진 스롱 피아비]

지난달 23일 로또 추첨방송에 황금손으로 출연한 피아비(오른쪽). [사진 스롱 피아비]

지역방송사는 피아비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피아비는 최근 로또 추첨 방송에 '오늘의 황금손'으로 출연했다.

피아비는 캄보디아 은행 PPC뱅크와 협약을 맺었다. [피아비 페이스북]

피아비는 캄보디아 은행 PPC뱅크와 협약을 맺었다. [피아비 페이스북]

피아비는 캄보디아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급 대우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 언론은 피아비 소식을 대서특필한다. 캄보디아는 피아비를 위해 지난해 캄보디아당구캐롬연맹을 창립했다. 훈센 총리의 아들이 창립을 도왔다. 캄보디아 은행 PPC뱅크는 피아비와 협약을 맺었다.

남편이 한국인인 스리쿠션선수 스롱 피아비는 지난 1월 캄보디아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구충제를 나눠줬다. [피아비 페이스북]

남편이 한국인인 스리쿠션선수 스롱 피아비는 지난 1월 캄보디아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구충제를 나눠줬다. [피아비 페이스북]

피아비는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캄보디아는 의약품이 발달하지 않았다. 캄보디아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1000원짜리 한국 구충제 1만개를 샀고,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아비는 지난 1월8일부터 19일까지 고국을 방문해 1000만원 상당의 한국산 구충제를 기부했다.

남편이 한국인인 스리쿠션선수 스롱 피아비는 지난 1월 캄보디아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후원금을 나눠줬다. [피아비 페이스북]

남편이 한국인인 스리쿠션선수 스롱 피아비는 지난 1월 캄보디아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후원금을 나눠줬다. [피아비 페이스북]

캄보디아는 월급이 25만원, 1인당 국민소득이 150만원대로 넉넉하지 않다.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인데, 피아비는 캄보디아 사찰을 찾아가 스님과 함께 아이들을 만나 구충제를 전했다.

피아비는 캄퐁참의 모교 크마뷧 초등학교도 방문했다. 후배들을 위해 의약품과 학용품, 컴퓨터, 후원금를 기증했다. 학생 700명이 나와 피아비를 반겼다. 피아비의 꿈은 캄보디아에 땅에 사서 학교를 짓고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