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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진핑과 만남없이 中단둥 통과해 北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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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은 채 최단 코스를 이용해 빠르게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지난 2일 오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을 출발한 김 위원장 열차는 4일 오전 톈진(天津)을 통과한 뒤 이날 밤 북·중 국경 지대인 중국의 단둥을 지나 압록강을 건너 평양으로 향했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특별열차에 탑승하고 있다.[뉴시스]

2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특별열차에 탑승하고 있다.[뉴시스]

베이징을 거치지 않아 시 주석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충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먼저 북한으로 돌아가 합의문 없이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복기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열차 장정’의 체력 소모에 ‘빈손 귀국’의 심리적 압박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진 점 또한 서둘러 귀국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는 베트남으로 남행할 때보다는 훨씬 속도를 높여 북상했다. 남행 시 약 60시간 걸렸던 거리를 6시간 정도 단축했다는 분석이다. 열차는 이렇다 할 정차도 없이 급히 내달려 회담 실패 후의 침통한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 평양으로 돌아간 김 위원장은 내부 전략 회의 등을 마친 뒤 다시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변함없는 북·중 우의 과시로 하노이 회담 실패의 공백을 메우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에 돌입할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그동안 북한 경제의 숨통을 터줄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시 주석의 절대적 지지를 요구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 추구가 중국과 어떤 협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베이징 대신 톈진 통과해 #시진핑과의 만남은 불발 #북한 내부 전략 회의 후 #다시 중국 찾을 가능성 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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