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리조트서 일가족 4명 숨져…'남은 가족에 미안' 유서

중앙일보

입력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전남경찰청]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전남경찰청]

전남 여수의 한 리조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객실 1층에 50대 부부, 2층에 20대 딸 10대 아들 시신 #하루 전 투숙해 극단적 선택 추정…경찰, 배경 파악 나서

25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여수시 돌산읍 모 리조트 객실에서 남녀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리조트 관계자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리조트 관계자는 경찰에서 “퇴실 시간이 지나도 투숙객들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아 객실로 찾아갔다”고 했다. 현장에 먼저 출동한 119구급대는 투숙객 4명이 모두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현장을 경찰에 인계했다.

사망자는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다. 경찰은 신분증 대조 등을 통해 사망자들의 신원이 A씨(53)와 부인 B씨(50), 부부의 딸(22)과 아들(12)이라고 확인했다.

A씨와 B씨는 객실 1층에서 발견됐다. 자녀들은 객실 내 2층 공간에서 누워 숨진 상태였다. 객실에는 여행용 가방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소지품이나 물건이 없었다.

경찰은 객실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도 발견됐다. A씨가 형제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한장 분량의 메모에는 ‘남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 가족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A씨 가족의 주소는 전북의 한 지역이다. 다만 실제 거주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 가족은 하루 전인 15일 오후 함께 투숙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리조트 주차장에는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자녀들을 먼저 숨지게 한 뒤 자신들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친척 등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망자들의 신원 외에는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할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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