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총리는 왜 김해에 ‘석가모니 보리수’ 선물 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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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가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선물하고 있다.[사진 김해시]

모디 인도 총리가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선물하고 있다.[사진 김해시]

불교 발상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왜 경남 김해시에 ‘석가모니 보리수’를 선물했을까.

세계 7개 나라에만 기증한 신성한 나무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 부인 허씨, 인도 출신 #“2000년 이어온 인도·김해시의 우호 상징”

24일 김해시에 따르면 모디 인도 총리는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환영 리셉션이 열린 서울의 한 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 한그루를 선물했다. 이 묘목은 불교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인도 비하르주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의 보리수다.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 인도에서 불교 3대 신성목의 하나로 여기는 석가모니 보리수의 후계목이다. 높이는 18㎝ 정도다.

인도 정부는 지금까지 태국·스리랑카 등 7개 국가에 석가모니 보리수 8그루를 기증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 한·인도 정상회담의 우호 상징으로 선물 받은 바 있다. 김해시처럼 국내 특정 도시가 기증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 국가가 2그루를 기증받은 사례도 유일하다.

김해시는 어린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국립수목원(경기도 포천)에서 생육 안정화를 위해 1~2년 정도 키운 뒤 김해시로 옮겨 올 계획이다. 인도에서 선물 받은 것을 기념해 기념공원을 조성한 뒤 일반에 공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모디 인도 총리가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선물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해시]

모디 인도 총리가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선물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해시]

모디 총리가 김해시에 보리수를 선물한 것은 양측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 따르면 현재 김해시 일대에 있었던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은 인도 출신으로 나온다. 허황옥은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에서 배에 파사석탑 등을 싣고 건너와 김수로왕과 혼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해시 장유동에 있는 사찰 ‘장유사’는 누이 허씨를 따라 가락국으로 온 아유타국의 태자이자 승려인 장유화상(長遊和尙)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역사적 기록을 이유로 김해시는 허황옥 출신지로 추정되는 인도 아요디아시와 2000년 자매결연을 하고, 2017년 주한 인도대사관과 교류협약을 하는 등 인도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지난해 12월 신임 주한 인도대사를 만나 석가모니 보리수 기증을 건의하기도 했다.

김해시는 앞으로 김해에 인도박물관, 허왕후 신행길 기념공원, 인도 식물원 등을 조성해 관광 자원화할 계획이다.

허성곤 시장은 “모디 총리께서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과 부인 허황옥의 관계를 잘 알고 계신다”며 “보리수 선물은 200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우호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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