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들인 경제발판 "흔들"|각국 제재조치준자자도 등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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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화요구 시위의 유혈진압으로 빚어진 중국의「동난」은 그 후유증이 그동안 개방정책으로 활기를 띠던 중국경체에 큰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정책순위에서 첫번째로 꼽히던 경제개혁 정책이 뒤로 밀리게 될것이란 점이다.
그것은 「6·4 대학살」로 인해 실추된 권위를 당지도부가 우선적으로 재건하려 할것이며 사회의안정에 먼저 중점을 둠으로 해서 경제문제는 뒷자리로 밀릴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인해 세계각국은 중국과의 교역단절등 경제제재조치를 고려하고 있어 경제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
실제로 그동안 개방정책을 통해 중국에 현지투자를 해온 해외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을 떠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중국의 안정성과 투자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기때문이다.
당장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제재조치만 해도 우선 미국이 대중국무기판매중단을 선언했고 일본은 중국에 제공하기로한 4천만달러 상당의 차관을 동결하고 대중국 수출에대한 보험료를 인상했다.
특히 4천만달러는 90년 북경아시안게임 경기장건설에 이용될 자금이어서 중국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프랑스는 중국과 모든 수준의 관계를 동결하는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유럽공동체 12개국도 중국에대한 경제제재조치를 논의중에 있다. 또하나의 불안요소는 97년에 중국에 이양될 홍콩의 동요다.
그동안 중국이 계속적으로 강조한 재산권보장·투자활동 보장에도 불구,이번사태는 중국의 이러한 약속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중국의 가장 큰 교역파트너인 홍콩은 이번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투자가 위축되고 자본이 계속 빠져나갈것이 예상된다. 홍콩과 중국의 연간 교역량은 1백70억달러로 중국경제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높다. 지난해까지 홍콩의 대중국수츨은 매년평균85%의 급성장을 해왔다.
더욱이 영국의 「대처」수상은 8일 주민들의 희망에 따라 홍콩의 장래를 새롭게 고려하겠다고말함으로써 홍콩은 무역이외에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다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중국내에서도 「리평」(이붕)등 경제개혁 신중론자들이 주도하게 됨으로써 경제개방및 개혁은 상당한 후퇴를 감수할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을 배경으로 강자로 등장한 「양상문」(양상곤)은 그동안「자오쯔양」(조자양) 총서기의 경제정책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이면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동안 쌓인 문제점등을 이번 권력투쟁에서 패퇴한 조일파의 과오로 돌려 중국의 개방정책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6·4 대학살」은 지난 10년동안 착실히 쌓아온 중국의 경제발판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동시에 국제적인 신용추락,직접투자의 급격한후퇴등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식 사회주의의 가능성을 크게 후퇴시킬 것으로보인다.<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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