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죽음을” 이슬람혁명 40주년…트럼프 “실패한 혁명”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의 이슬람혁명 40주년을 맞아 학생들이 국기를 들고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모였다. [EPA=연합뉴스]

 “우리는 다양한 무기 공급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미사일 만들 권한은 어떤 누구한테도 승인받지 않는다”

‘반미상징’ 이슬람혁명 40주년 맞이 대규모 집회 #로하니 대통령 “적들의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다” #트럼프·볼턴 “이란은 40년간 실패” 트윗 올려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이자드 광장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40주년 기념행사에서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슬람혁명은 지난 1979년 2월 11일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친미성향의 팔레비 정권을 무너뜨리고 시아파 이슬람 원리주의에 기초한 이란공화국을 세운 혁명이다. 이란의 반미정책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 혁명으로 이란은 왕권과 신권이 합쳐진 신정일치 국가가 됐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이슬람혁명 40주년을 맞아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란군은 다양한 무기와 탄약 공급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미사일을 만들 권한은 어떤 누구한테도 승인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이날 연설을 한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대응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방의 제재로 이란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민들이 서로 돕는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들의 사악한 목표는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걸어온 길을 지속해서 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군은 다양한 무기와 탄약 공급을 자급자족하고 있다”며 “미사일을 만들 권한은 어떤 누구한테도 승인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길거리 곳곳에 시민들이 나와 있다는 것은 악마(미국·이스라엘)가 사악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AFP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시민 수만 명이 수도 중심부를 가득 메웠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 40주년을 맞아 거기로 나온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모형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슬람혁명 40주년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40년의 부패, 40년의 억압, 40년간 테러, 이란 정권은 40년의 실패 만들어냈다”며 “고통받아온 이란 국민들은 훨씬 더 밝은 미래를 맞이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도 “이란 지난 40년간 실패했다”며 “이제 행동 변화는 이란 정권에 달려 있고 궁극적으론 이란 국민이 자국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또 그는 “40년이 지난 후에도 이란 정권은 자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