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결과 도출 어려울 것”…美의회, 2차 정상회담 기대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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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낸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악수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사람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낸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악수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사람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희망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 (밋 롬니 공화당 의원)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잭 리드 민주당 의원)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 의회에선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몇 달간 협상이 난항을 겪어온 가운데 상원 의원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낮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보도하며 미 의회 분위기를 전했다.

의회매체 더힐, 민주당·공화당 의원들 의견 보도 #롬니 “북한, 신뢰 어렵다는 것 증명해와” #메넨데스 “‘비핵화’ 정의부터 먼저 해야” #전문가 “북한의 행동이 문제…확신 줘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의원은 “희망 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며 “북한은 수년간 자신들의 약속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걸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도 “북한이 핵 시설·핵 물질 등에 대해 밝힌 게 없다”며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힐은 이런 분위기가 감도는 이유에 대해 “1차 정상회담 때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고 그 이후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한반도 비핵화’ 정의에 대한 합의를 먼저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스 의원은 “회담 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했으니 그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비핵화는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WMD) 전체 제거를 의미한다”면서도 “북한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이번 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보인 의원도 있었다.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 겸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핵 활동 중단을 강조할 것이며, 베트남에서 확실한 약속을 받아들고 협상장을 나서게 될 것”이라며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신뢰 부족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이라며 “북한은 ‘내가 오늘 은행을 안 턴다면 뭘 줄 거냐’고 묻는 범죄자 같다. 잘못한 사람이 먼저 상대방에게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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