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친구처럼 고민을 나눈 최고의 아버지였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NMC)에서 열린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윤 센터장의 장남인 형찬(23)씨는 이렇게 말했다.
“가끔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아버지는 제게 ‘넌 나랑 신기하게 엄청 닮았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랑 가장 닮은 사람이기에 아버지가 가족에게 늘 미안함을 가지고 계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윤 센터장은 슬하에 형찬씨와 이번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이 있다. 윤 센터장 아내 민모(51)씨는 8일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일주일에 3시간밖에 아버지와 함께하지 못했다”며 “아이들은 아버지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일주일 중 고작 3시간만을 아이들과 보낸 셈이다.
민씨는 “남편 변고 후 여러 기사가 나오면서 아이들이 아버지가 생전 해온 일을 알게 됐다”며 “최근 며칠 언론 기사를 접하고 아버지를 굉장히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센터장의 영결식에는 민씨 등 유족을 비롯해 동료, 의료계 인사 등 300여명이 응급의료에 헌신했던 그의 마지막을 눈물로 배웅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윤 센터장을 신화 속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거인 신인 ‘아틀라스’(Atlas)에 비유하며 머지않아 운행을 시작할 닥터헬기에 윤 센터장의 이름을 새겨넣겠다고 약속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