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국시위 유혈진압 규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워싱턴·동경=외신종합】민주화를 요구하는 북경 대학생들의 시위를 4일 새벽 중국군이 유혈진압, 수백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세계 각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놀라움과 충격을 표시하면서 중국 당국의 처사를 일제히 규탄했다.

<비폭력 복귀를 촉구>
▲미국=「부시」 미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는 평화적인 시위대들에 대해 무력을 사용키로 한 결정과 이에 따른 인명손실에 대해 깊이 개탄한다』면서 『현 상황을 극복하는데 있어 비폭력 수단으로 복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회 지도자들은 「부시」대통령에게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으며 국무성 관리들은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가 미국무성으로부터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미국측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전군에 비상경계령>
▲대만=「리둥후이」(이등휘) 대만 총통은 중국정부가 반대세력에 의해 붕괴되는 경우 중국군의 있음직한 대만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대비,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학생과 교사 등 약1만 명의 대만시민들은 대북 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대중 투자위축 우려>
▲일본=일본 정부는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학생과 시민에게 발포하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사태가 유혈참사로 발전한데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며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경제계는 이번 사태로 중국시장에 인접해 있는 홍콩경제가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을 비롯, 일본과 구미은행 등의 대중 투자가 위축돼 아시아 전체의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참사비난 파업결의>
▲홍콩=홍콩 주민 약20만 명은 4일 북경의 참사를 비난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하룻동안의 파업을 결의했다.
시위대들 가운데 다수는 중국의 전통 장례식 복장인 검은 옷이나 흰옷을 입었으며 중국 정부와 중국군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소련=소련 TV들은 중국군과 시위대들 간에 벌어진 충돌의 자취를 방영했다. 그러나 소련관리들은 이번 북경 사태에 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