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 동물원장 부부가 ‘다윈의 거북이’와 포즈를 취했다. [퀸즐랜드 AP=연합뉴스]
당시 다윈은 영국 군함 비글호를 타고 남태평양 생태계 조사에 나섰다. 이때 5세짜리로 추정되는 거북이를 잡았으며, 이를 관찰해 외딴 섬의 동물일수록 진화가 더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거북이를 데리고 런던으로 돌아온 뒤 '종(種)의 기원'을 집필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다윈은 탐험대의 함장을 맡았던 해군장교에게 거북이를 선물했고, 이 장교는 1843년 호주로 부임하면서 해리엇을 데려갔다.
해리엇은 그동안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면서 살아 왔다. 100여 년간 수컷으로 잘못 알려져 '해리'로 불리다 유전자(DNA) 조사를 통해 암컷으로 밝혀져 해리엇으로 개명됐다. 지난해에는 175세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치러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다윈이 해리엇을 실제로 연구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대한 증거는 명확지 않다. 일부 과학자는 "DNA 검사 결과 해리엇은 다윈이 방문하지 않았던 섬 태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리엇을 돌봐 온 수의사 존 행거는 호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윈이 진화론을 쓰는 데 해리엇이 도움을 주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