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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80대 독거 할머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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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독거노인 노덕춘씨의 빈소에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동대문구청]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독거노인 노덕춘씨의 빈소에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동대문구청]

서울 동대문구는 전농1동에서 혼자 살던 80대 할머니가 전 재산 1억8000여만원을 사회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6일 밝혔다. 지역사회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정성껏 배웅했다.

이날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저녁 전농1동 한 아파트에서 노덕춘(85)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노 할머니는 이 집에서 혼자 생활했다.

동대문구는 전농1동 동장을 상주로 지난달 30일 장안동 코리아병원에 빈소를 마련했다. 통장 및 전농1동 직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고, 유덕열 동대문구청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구는 이후 고인을 용미리 추모공원에 수목장으로 모셨다.

이처럼 고인의 죽음이 외롭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평소 고인이 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고인은 생전에 통장과 경비원 등 주변인들에게 자식이 없다고 말해 왔다. 또 아파트 입주자 관리카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동대문센터에 “내가 죽고나면 전재산 1억8000여만원을 전농1동 사회복지 담당과 아파트 관리실 협의 하에 좋은 곳에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전농1동 이웃 주민들은 “고인은 평소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일 없이 성심껏 도왔다”며 “고인의 숭고한 뜻은 평소 나눔을 실천하던 습관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동대문구는 “고인은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일 없이 성심껏 도왔던 분”이라며 “고인이 남기신 유산은 법적 절차에 따라 사회에 환원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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