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갔다 되돌아온 폐기물…그린피스 정부에 대책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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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중 약 1천200여t을 싣고 온 컨테이너선이 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컨테이너터미널부두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중 약 1천200여t을 싣고 온 컨테이너선이 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컨테이너터미널부두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던 폐기물이 3일 경기도 평택항으로 되돌아왔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이날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수출된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 1400t을 실은 선박 ‘스펙트럼 N(SPECTRUM N)’ 호가 평택항에 들어오는 현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폐기물을 실은 선박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평택컨테이너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날 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난해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6500t 중 10월에 수출돼 민다나오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에 압류돼 있던 51개 컨테이너에 담긴 1400t이다.

이날 되돌아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환경부·평택시·수출업체 등 책임 주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6개월 이상 평택항에 계류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 수출된 5100t은 여전히 민다나오 섬 내 수입업체 부지에 방치돼 있으며, 반입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필리핀로 불법 수출됐던 폐기물이 되돌아온 평택항에서 그린피스 회원들이 환경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필리핀로 불법 수출됐던 폐기물이 되돌아온 평택항에서 그린피스 회원들이 환경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이날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평택컨테이너터미널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선박이 들어오자 현수막을 펼쳤다.

현수막에는 환경부에 일회용 플라스틱을 규제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폐기물 사진. 필리핀 관세청 관계자가 압수해 컨테이너에 보관중인 한국발 플라스틱 쓰레기를 지역 언론사가 취재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그린피스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폐기물 사진. 필리핀 관세청 관계자가 압수해 컨테이너에 보관중인 한국발 플라스틱 쓰레기를 지역 언론사가 취재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폐기물. 상표에 한글이 적혀 있다. [사진 그린피스]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폐기물. 상표에 한글이 적혀 있다. [사진 그린피스]

한국은 2015년 기준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약 672만t으로 1인 평균 132㎏에 이른다.

1인당 소비량은 플라스틱 생산 시설을 갖춘 63개국 중 3위로 미국·일본보다 높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폐플라스틱 수출량 6만7441t 중 동남아시아 5개국(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에 전체의 80%에 달하는 5만3461t을 수출했다.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한국발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속히 환수하고, 국내에 불법 방치된 플라스틱 쓰레기 전수 조사와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선 정부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환경부는 각 기업의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을 조사하고, 소비 감축 목표, 로드맵, 생산자 책임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과 규제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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