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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2월말 정상회담 검토”…북·미·중 연쇄 회담에 한국만 소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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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2월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회담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회담이 연계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간 미·중 무역 협상을 마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류 부총리는 면담 자리에서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논의를 통해 “놀라운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고 2월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만남 연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류 부총리가 “미국산 대두를 매일 500만 톤씩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농민을 무척 행복하게 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워싱턴 협상 발표문에서 “양측이 다음 협상 시간과 노선도를 명확히 했다”고 밝혀 트럼프-시진핑 회담 합의를 시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대표단이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예정된 2월 말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뒤에 하이난(海南)도 리조트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인 이날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회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시 주석과 아마도 한 번 또는 두 번 만날 것이다. 시 주석과 만날 때는 모든 사항이 합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남을 기대한다고 표명한데 주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듯이 시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다양한 방식으로 밀접한 소통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난 회담 제안을 인정한 발언이다.

미·중 하이난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개월 만에 마주하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만나 무역 전쟁을 멈추고 90일간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중국 측이 제안한 미·중 정상회담의 시점이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있고, 회담 장소 역시 중국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난’은 북·미 정상회담의 후보지로 유력한 베트남과 가깝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하이난에서 열린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해 하이난 성을 새로운 자유무역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난 성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해변을 거닐며 무역과 북핵, 평화체제 이슈까지 빅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달 북한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서 북·미, 미·중 연쇄 회담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예정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이뤄지지 않은 채, 북·미·중 연쇄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국 ‘소외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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