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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이 어수선하다|노조결성에 교사간에도 "갈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국교원노조 결성을 둘러싼 「저지-강행」의 평행선이 대회예정일(28일) 이틀을 앞두고도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노조의 타당성을 둘러싼 갈등이 교육현장인 일선학교에까지 파급, 교장·교감과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부모간에 의견이 맞서 일선학교 교단이 혼란을 빚고있다.
학교 밖에서는 노조결성을 반대하는 집회·시위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재야단체 및 일부 교수들은 노조지지성명을 내고있고 노조 준비교사 및 학생 2천5백여 명이 25일 저녁 연대에서 노조탄압 규탄집회를 가졌으며 한편으로는 26일 서울북부교육구청관내 국민학교 학부모 6백여명이 서울천지극장에서 교원들의 노조결성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는 등 각급 학교별로 노조결성 반대집회가 열리고있다.
각급 학교당국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들의 동요방지를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서울 등 일부 시·도는 25일 밤 반상회에서 「교원노조 반대」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교원노조 결성 회오리가 가정에까지 불고있다.
◇출근강행=전북도교위에 의해 전주지검에 고발된 전주 해성고 곽은종교사(52)는 25일 정상출근, 수업을 계속 맡으며 교무실에서 24일부터 3일째 철야농성을 절이고 있고 이 학교 일부 교사들이 24일 노조결성 탄압중지·징계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역시 직위해제 고발된 강원도 춘천고 이준연교사(35)는 25일 『수업과 담임직을 포기하지 않겠으며 학생들은 다른 교사에 의한 보강수업을 받지 말라』는 성명을 내고 정상출근, 학교측은 이교사 담당 일반사회시간에 다른 교사를 들여보낼 경우 교사끼리 층돌이 빚어질 것을 우려, 모두 체육시간으로 바꾸어 학생들을 운동장에 내보냈다.
◇교단내 갈등=대구시내 S고교(사립) 의 경우 공식 모임은 물론 교원회식때도 노조결성 참여교사와 비 참여교사들이 따로 행동하며 대화가 전혀 없어 분위기가 경색되기 일쑤.
특히 이들은 교무회의 등 공식회의에서도 『당신은 재단파니 그럴 수밖에 없다』『교사가 투쟁만 하느냐』는 등 갖은 언쟁을 빚고 있다는 것.
직위해제 된 경기도 안성 서운중 박찬웅교사(36) 의 경우 『노조와 손을 떼라』는 학교장·장학사들의 설득에 『파면을 당해도 뜻을 굽힐 수 없다』고 맞서 결렬한 감정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경기도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노조가입교사와 일반교사간의 시각·교사관 차이로 사실상 대화가 끊기고 교무실 분위기도 거친 언행 등으로 경직 돼 일부학교에서는 충돌우려까지 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반상회홍보=25일밤 전국적으로 열린 반상회에서는 『최근 일부 교사들의 의식화교육과 교원노조결성 움직임은 용납될 수 없다』는 내용의 유인물이 대량 배포됐다.
서울의 경우 교육위원회이름으로 된 유인물은 『좌경의식화교육을 받은 학생은 성적이 떨어지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게된다』며 『학부모님들은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학교와 상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가정통신문=서울을 비롯, 일부 시·도 각급 학교가 25일 가정통신문을 보내 교원노조결성을 반대하고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협조와 동요가 없도록 당부했다.
◇학부모반대시위=전국에서 학부모들의 교원노조반대 대회 및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서부교육청 산하 89개 초·중·고 학부모 5백여명은 26일 오전11시 부민국교 강당에서 「교원노조결성 및 의식화교육반대 귈기 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대회를 끝내고「교원노조 결성을 학부모는 반대한다」는 등의 피킷을 들고 부민국교∼서부교육청까지 시가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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