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 미사일 6자회담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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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추적하는 미국의 X-밴드 레이더
북한을 비롯한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 추적하는 미국의 최첨단 X-밴드 레이더. 보잉사가 제작한 이 레이더는 가로 73m, 세로 119m, 높이 85m로 작동하는 데 75명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알래스카주에 있는 미군 기지로 배치되기 위해 배에 실려 가는 모습. [미 국방부 AP=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문제가 6자회담 재개 논의로 수렴되는 기류다.

미국은 "미사일 문제를 6자회담 안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북한을 끌어당기고 있다. 반면 북한은 "탄도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강변하는 측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조선신보)"며 북.미 양자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양자 대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다자 대화보다 얻을 게 더 많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양자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대북 전략 중 하나는 북한이라는 불투명한 정권을 상대하는 데 다른 나라를 우리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의 발언에 대해 "우린 늘 강조했듯이 북한에 대해 다자적 접근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나 핵문제 등에 대해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면 6자회담의 맥락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이 아이디어가 있다면 6자회담에 나와 제기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우리가 그것(자신의 방북을 북한이 요청한 것)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공을 북한으로 되돌렸다.

북한 미사일 문제가 발생한 후 침묵만 지키고 있던 중국도 간접화법으로 6자회담 재개를 언급했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으로선 6자회담이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사일 문제를 당사자들이 협상과 대화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22일 모스크바 주재 박의춘 북한 대사를 불러 대포동 미사일 시험 발사 보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러시아는 지역 안정을 저해할 모든 조치에 반대하고 있음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

박승희 기자,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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