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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실속없는 장사…현대차와 합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4년 새 3분의 1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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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호 12면

차는 잔뜩 팔았지만 남는 게 많지 않았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의 81.1%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실적이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낮아 #3000만원짜리 차 한 대 팔 때마다 #현대 72만원, 도요타 237만원 남겨

현대자동차가 24일 2018년 경영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25일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 매출액은 54조1698억원으로 2017년보다 1.2% 증가했다. 영업이익(1조1575억원)도 74.8% 늘었다. 외형상 실적이 좋아졌지만 뜯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기아차는 2017년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1조원 안팎을 손실처리했다. 이 문제가 터지기 직전인 2016년 기아차 영업이익은 2조4615억원이었다. 이때와 비교하면 기아차는 여전히 연간 이익이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매출도 늘었지만 수익성은 부진한 현대차와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기아차 영업이익률(2.1%)은 현대차(2.5%)보다 0.4%포인트 낮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양사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151조4214억원. 사상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갔고, 총 판매대수(739만8975대)도 늘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많이 팔수록 돈도 많이 남아야 하지만 영업이익은 정반대다. 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795억원을 기록했다. 2011~2014년에만 해도 양사 연간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매출액이 20조원 정도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3분의 1에 그친 것이다. 양사 통합 영업이익률은 2.4%. 2011년 영업이익률(9.5%)과 비교하면 4분의 1 정도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률(7.9%·지난해 3분기 기준)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현대차가 3000만원짜리 쏘나타 한 대 팔았을 때 72만원을 벌었다면, 도요타는 같은 차를 팔아도 평균적으로 237만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정의선 시대’의 첫 성적표로는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취임한 정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 처음으로 정몽구 회장 대신 나서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서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반등의 카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를 제시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신차를 다양한 국가에 출시해 자동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GV80)와 준대형 세단(G80) 완전변경 모델을 연내 출시해 수익성을 회복하는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종의 신차를 출시했던 기아차도 올해 추가로 4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주우정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서 재고 건전성을 확보하느라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며 “북미 시장에서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출시하고 소형 SUV(개발명 SP2)와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의 후속 모델을 선보이는 등 SUV 라인업을 개선하면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모두 올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회복에 특히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주우정 전무는 “내부적으로도 중국 시장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재고관리와 딜러망 강화, 신차 출시 등 3가지 전략을 병행하며 중국 판매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로 468만대를 제시했다. 기아차는 올해 292만대가 목표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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