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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아들, 샘이 나네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구~욱 손주자랑(36)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 중앙일보 더,오래가 마음껏 손주자랑 할 기회를 드립니다. 나와 똑 닮은 손주가 있다면 중앙일보 시민마이크에 들어오셔서 손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주세요. 독자 여러분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응모 사연 5건씩 모아 모두 소개해드립니다.

박현영 "점점 닮아가는 할머니와 손자"

저희 친정어머니와 제 아들이 3년 전 태어나자마자 찍은 사진과 작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어머니를 점점 닮아가는 것 같지 않나요? 둘째가 태어났지만 어머니는 첫째만 너무 좋으신가 봐요.

엄마인 저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아들과 제 아들만 만나면 보내기 싫어하시는 제 어머니. 평생 어머니와 투닥투닥 하면서 살았지만 아들이 생기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아들은 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보물이에요. 엄마! 딸이 너무 사랑해! 그리고 아들! 엄마가 너무 사랑해!!!

구본윤 "9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미소"

내 이름은 꽁이! 세상에 나온 지 7개월이 되었고요. 저랑 마주 보고 웃고 계신 분은 90세이신 증조할머니이시랍니다. 저의 친할머니이신 아빠의 어머니는 워킹맘이시라 저의 아빠를 증조할머니께서 키워주셨대요. 증조할머니께선 어릴 적 저의 아빠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더니 그 손자(우리 아빠)가 결혼하여 저 꽁이가 태어났어요. 그러니 증조할머니께선 제가 얼마나 예쁘시겠어요?

아빠의 어렸을 때 모습과 저의 모습이 닮았다며, 심지어 순하디순한 아빠의 성격과 닮았다고 집안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답니다. 나 꽁이도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알고 추운 작년 겨울날 증조할머니 요양원을 방문했지요. 까마득한 증조할머니와 하나 된 마음으로 눈을 맞추고 '이분이 도대체 누군가' 하는 제 천진한 표정에 그 고왔던 주름진 증조할머니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90여년의 4세대를 돌고 돌아 서로를 사랑하는 깊고 깊은 정! 그것이야말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서로 닮은 따뜻한 마음과 미소가 아닐까요? 증조할머니께서는 '사람 욕심이 끝없다.' 하시면서도 제가 걷는 것을 보고 싶은 새해 소망이 생기셨답니다. 저는 증조할머니의 '사는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어때요~~ 이만 하면 효손이 틀림없죠?

정해관 "내 머릿속엔 항상 손녀가..."

우린 손녀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 보고 싶은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잠겨있는데 모처럼 가족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숙소에 있는 자전거를 보고 여섯 살짜리 꼬마 손녀가 자기도 자전거를 타보겠다고 내 손을 잡아당긴다. 위험하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졸라대니 도리가 없어 끙끙대며 끌다시피 태워주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정말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니 멀리 떨어져 사는 손녀와의 시간이 한없이 소중했다. 기회가 되면 자주 여행을 하여 손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으면 더 이상 좋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더욱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랄 뿐이다.

박규남 "할미처럼 살짝 들린 코가 닮았어요"

저는 예진이의 할배입니다. 예진이는 올해 들어 6살이 되었고 집은 원미동입니다. 큰아들이 짝을 만나 분가한 게 엊그제인듯한데 나날이 크고 있는 녀석을 보고 할미를 보니 닮은 데가 코뿐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초엔 살짝 들린 코뿐일까 아쉬웠는데 올린 사진처럼 점점 애교가 늘어납니다. 역시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전구~욱 손주자랑' 보며 할미 몰래 올려봅니다.

어제 예진이를 봐주려 어린이집 문 열고 들어선 할매는 일제히 울리는 함성에 매우 놀랍니다. "야! 예진이, 할머니다!" 아니 아이들 눈에도 그리 보일까요? 예진이가 할머니 닮았다고 수군댑니다. 씨도둑질은 못 한다더니 가끔 흠칫 놀랍니다! 금방이라도 야무진 이마와 큼지막한 눈망울, 거기에 귀여운 애교까지 할배에게 전해지던 날이었습니다.
(※ 소셜로그인으로 이벤트 응모는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손호광 "신문 보며 놀라는 모습도 똑같아요"

삼대가 같이 사는 집의 주말 아침 풍경입니다. 어린이집 안 간 5살 쌍둥이 아들과 어머니께서 신문을 읽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무슨 기사를 보고 놀라신 걸까요? 그리고 같이 앉아서 보고 있던 손자는 무엇을 보고 놀랐을까요? 조손 간에 놀라는 모습이 많이 닮았나요?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왼편에 아들은 어머니와 입술이 닮지 않았나요?

기차를 좋아하는 두 아들은 강릉발 KTX 탈선 사고 소식을 할머니와 함께 신문을 통해 접하고는 지금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좋은 소식을 전했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그 뒤로 신문을 읽는 할머니에게 뭐라고 쓰여 있는지, 지면 중간중간 있는 사진은 무엇인지 많이 물어봅니다. 할머니를 통해서 한글 한두 글자를 배우고 있고요.

더오래팀 theo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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