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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호주오픈 정현 있었다면, 올해는 치치파스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최대 이변이 정현(23·한국체대·세계 25위)이었다면, 올해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그리스·15위)다. 치치파스는 16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3위)를 제압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4강에 가장 먼저 올랐다.

4강 진출에 깜짝 놀란 치치파스. [EPA=연합뉴스]

4강 진출에 깜짝 놀란 치치파스. [EPA=연합뉴스]

치치파스는 22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31·스페인·24위)을 세트 스코어 3-1(7-5 4-6 6-4 7-6)로 이겼다. 16강에서 페더러를 상대해 3-1로 역전승을 거뒀던 치치파스는 바우티스타 아굿까지 꺾으면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다. 치치파스는 준결승에서 24일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과 대결한다.

치치파스는 지난해 정현이 연출한 이변을 비슷하게 재연하고 있다. 정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할 때 세계 58위였다. 시드를 받지 못했고, 자신보다 상위 랭킹인 선수들과 대결해야 했다. 128강부터 4강까지 6번의 경기를 치르면서 정현보다 낮은 랭킹은 4강전에서 만난 97위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현은 16강전에서 당시 14위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0으로 이겼다. 현재 1위인 조코비치는 당시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떨어졌지만, 정현의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다. 정현의 상승세는 2017년 11월 넥스트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에서 시작됐다. 이 대회는 21세 이하 남자프로테니스(ATP) 상위 랭커 7명과 대회 개최지인 이탈리아 유망주 1명이 출전하는 대회로 2017년에 신설됐다.

한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치치파스. [AP=연합뉴스]

한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치치파스. [AP=연합뉴스]

치치파스는 지난해 초 90위대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꾸준한 경기력으로 지난해 8월 15위까지 올랐다. 작년 호주오픈에서 1회전에서 탈락했던 치치파스는 7월 윔블던에선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10월 스톡홀름오픈에서는 생애 첫 투어 대회 우승, 11월에는 정현이 초대 우승자가 됐던 넥스트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정현처럼 그 상승세가 호주오픈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정현과 치치파스는 테니스 가족이란 것도 똑같다.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씨는 실업 테니스 선수 출신이고, 형 정홍도 테니스 선수다. 정현은 자연스럽게 6세 때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았다. 치치파스의 어머니 줄리아 아포스톨리는 러시아 테니스 선수, 아버지 아포스톨로스 치치파스는 그리스 테니스 코치였다. 치치파스는 3세부터 테니스를 배웠다. 치치파스에게 남동생 2명과 여동생 1명이 있는데 모두 테니스를 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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