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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금감위 정면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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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일 감사원의 발표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던 재경부 등은 20일 동시에 보도자료를 내고 2003년 외환은행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외환은행이 부도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재경부 등은 "당시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6.16%로 전망한 것은 과장이 아니며,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도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특히 "2003년 외환은행의 실적은 급격히 나빠졌다"며 "외환은행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그해 11월 발생한 LG카드 사태로 인해 외환카드 부도와 외환은행 부도로 이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컸다"고 밝혔다.

또 "당시 대주주였던 코메르츠은행과 한국은행, 수출입은행이 외환은행에 출자할 의사가 없었고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국내외 투자자에게 의사를 타진한 결과 론스타만이 투자 의사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BIS 비율이 낮은 쪽으로 과장됐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금감위는 "2003년 말 BIS 비율 실적치가 비관적 시나리오의 전망치(10.2%)보다 낮은 9.3%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금감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도 불확실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재경부의 공식적인 의견을 종합한 결과"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취득에 대한 간담회 내용을 외환은행에 구두 통보한 것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확약이 될 수 없다"며 사전에 외환은행 매각을 구두로 약속해 줬다는 감사원 지적을 반박했다.

재경부는 헐값 매각 시비에 대해 "론스타의 인수 가격은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객관적 수치"라며 "당시 카드채 문제와 외환카드 부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가격 재협상을 하면 증자 시기를 지연시켜 외환은행 부실이 심화할 우려가 컸다"고 주장했다. 매각을 공개방식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완전 공개방식으로 추진하면 외환은행의 심각한 부실 상태가 공개돼 외환은행의 정상 영업이 곤란해지고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금융 당국이 이처럼 감사원 발표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종윤.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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