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번엔" 골 넣는다 뛸 기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외로운 원 스트라이커 조재진

프랑스전을 끝낸 한국 대표팀은 19일(현지시간) 레버쿠젠의 울리히 하버란트 구장에서 회복훈련을 했다. 훈련 후 인터뷰에 조재진(25.시미즈 S-펄스)이 나왔다. 그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뒤쪽에 있던 한 기자가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외쳤다.

조재진은 말수가 적을뿐더러 말도 조용조용히 한다. 성격도 내성적인 편이다. 거친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최전방 '진지'를 사수해야 하는 원 스트라이커로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조재진은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자신의 위치인 원 스트라이커 자리를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 토고전 후반에 안정환이 투입되면 벤치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안정환이 조재진의 뒤에서 지원 역할을 했다. 그만큼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조재진은 "외로웠다"고 했다.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동료의 지원이 없어 고립됐다는 것이다. 수비와 경합해 힘들게 볼을 따내도 패스할 동료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조재진은 프랑스전에서 꼭 필요한 시점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36분 설기현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그는 골문 왼쪽으로 빠져나가 프랑스 수비수를 떨쳐내고 정확한 헤딩 패스를 떨어뜨려 줬고, 이는 박지성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조재진이 월드컵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제는 골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위스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기에 조재진도 골 욕심을 부려야 한다. 수원 삼성 감독 당시 그를 스카우트했던 김호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재진이는 몸싸움.헤딩에 강점이 있었지만 세밀한 기술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많은 경험을 쌓았고, 자신감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재진은 "꼭 이겨야 하는 스위스전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서 골을 넣고 싶다"며 각오를 분명히 했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상대 수비수 잘 아는 박주영

스위스전에는 '축구천재' 박주영(21)이 나올 수 있을까.

박주영은 아드보카트 호의 17차례 공식 경기(아시안컵 예선 1경기 포함)에서 8차례나 선발로 출전했다. 4차례 교체멤버까지 포함하면 12차례나 된다. 1월에 치른 그리스.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연속골, 3월 앙골라전에서 결승골을 뽑았고 세네갈전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도 연속 도움을 올렸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엄청난 재능을 지닌 공격요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에서는 1, 2차전에서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여전히 박주영을 믿고 있지만 딱히 투입할 기회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토고전에서는 안정환을 수비수 김진규 대신 투입한 다음 교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현재 박주영의 컨디션은 좋다. 박주영은 "조급해하지 않겠다"며 "경기에는 늘 나가고 싶다.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데로스도 허점이 있어요."

박주영은 20일(한국시간) 인터뷰에서 스위스의 중앙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에 대한 공략법을 제시했다. 그는 "센데로스의 특징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뒤로 돌아 뛰는 상황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센데로스는 독일 월드컵 1, 2차전에 모두 풀타임을 뛰며 스위스의 무실점 행진을 이끈 주역이다. 1m90㎝의 큰 키를 이용해 상대의 높은 크로스를 차단하고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센데로스는 한국이 반드시 뚫어야 할 방패다. 센데로스는 19일 토고와의 경기에서 등지고 있다가 돌아서는 쿠바자를 두세 차례 놓치는 허점을 보여줬다.

박주영은 지난해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동갑내기인 센데로스와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한국은 스위스에 1-2로 역전패했다. 박주영은 스위스전을 월드컵 데뷔 무대로 삼고 싶어한다. 그리고 1년 전의 패배도 설욕하고 싶어한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