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보호소 가보니…물 대신 얼음 깨먹는 강아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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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 케어 페이스북]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 케어 페이스북]

구조한 개를 대량 안락사 시켜 논란이 된 동물 보호 단체 '케어'가 운영하는 보호소는 겨울에 동물들이 얼음을 깨 먹어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고 뉴스타파가 16일 보도했다.

뉴스타파가 케어 동물 보호소들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케어는 후원금 중 8% 가량만 보호소를 운영하는 데 사용했다.

케어가 지난해 11월까지 모금한 후원금은 22억 원이 넘지만, 이 가운데 보호소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1억6000만 원 선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200여 마리를 수용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의 내촌 보호소는 2명이 위탁 관리하고 있었다. 케어의 충주 보호소는 외국인 노동자 3명이 관리하고 있었고 개들이 먹는 물그릇에는 물 대신 얼음이 있었다. 케어 동물관리국장은 "추운날은 자주 물이 얼어 수도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겨울에도 물을 주지 못해 개들이 얼음을 깨 먹었다"고 밝혔다.

박소연 케어 대표. [뉴스1]

박소연 케어 대표. [뉴스1]

한편 2015년부터 케어 동물관리국장으로 근무한 A씨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015년부터 안락사 한 개가 250마리 정도 된다"며 증거로 사체 처리 비용 계산서와 박 대표의 녹취록 두 개를 제시했다.

지난해 5월 29일에 녹음된 통화 내용에서 박 대표는 "개농장에서 데려온 애들도 사실은 제 생각에는 데려온 이유가 그냥 안락사시키려고 데려온 거라. 막 아프고 이러면 다 데리고 있을 필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또 "케어 후원금이 20억원이 들어온다. 그 돈으로 보호 시설 확충 등을 해야 하는데, 회계 부분은 직원들이 알 수 없는 (대표) 혼자 운영되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케어 페이스북]

[사진 케어 페이스북]

이에 대해 케어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케어의 살림내역은 홈페이지에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며 후원금 사용내역을 공개하며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표는 케어 직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14일 "안락사는 정당한 것이었고 일방적인 사퇴는 되레 무책임하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신 "후원금이 끊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은 동물들을 위해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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