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조카 "고모 권유로 목포 건물 3채 충동 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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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조카이자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에 다수의 건물을 사들인 손소영(42ㆍ여)씨는 16일 기자와 만나 “고모의 제안을 받고 산 건 맞지만, 문화재로 등록될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목포 특별한 연고 없는 손소영씨, 2017년 잇따라 구입 #한 채만 리모델링 후 카페로 운영하고 나머지 2채는 그대로 #손씨 "다른 건물들도 게스트하우스와 소극장으로 꾸밀 것" #"문화재로 등록될지 정보 없었다. 투기 논란 억울하다 "

손씨는 논란이 되는 목포시 대의동 일제 강점기 모습을 간직한 근대역사문화공간 문화재 거리에 건물 3채를 갖고 있다. 손 의원의 또 다른 조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들인 뒤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 '창성장' 인근이다.

손혜원 의원의 조카로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에 건물 3채를 사들인 손소영씨가 운영하는 문화재 거리 내 커피숍. 프리랜사 장정필

손혜원 의원의 조카로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에 건물 3채를 사들인 손소영씨가 운영하는 문화재 거리 내 커피숍. 프리랜사 장정필

손씨는 투기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고 했다. 건물 3채를 잇달아 사들인 것은 맞지만, 문화재로 등록될지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손씨는 2017년 문화재 거리 내 건물 3채를 총 1억5000여만원에 사들인 뒤 이 가운데 한 채만 리모델링 후 지난해 2월부터 커피숍으로 운영하고 있다.

 16일 전남 목포 창성장의 외부 출입문 너머 안쪽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16일 전남 목포 창성장의 외부 출입문 너머 안쪽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손씨는 건물 매입 자금 중 1억원에 대해 손 의원의 설명처럼 “고모가 증여해준 것”이라고 했다. 커피숍 리모델링 비용 1억원 등 총 2억5000만원이 건물 매입과 수리에 들어갔다고 했다. 고모가 준 1억원을 뺀 1억 5000만원은 원래 운영하던 서울의 와인바를 정리하고 남은 돈과 빚을 내 마련한 돈이라고 했다.

빚까지 내가며 한꺼번에 건물 3채를 구입하게 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한 채는 커피숍으로 쓰고, 나머지 두 채는 각각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와 소극장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계획과 달리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보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혜원 의원의 주변인들이 문화재 거리 내 사들인 9채의 건물 중 하나인 조카 등 소유의 게스트하우스 건물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의 주변인들이 문화재 거리 내 사들인 9채의 건물 중 하나인 조카 등 소유의 게스트하우스 건물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손씨는 특별히 연고가 없는 목포에 건물을 사들인 과정에 대해 “바닷가 주변에서 살기 위해 고민하던 중 고모(손 의원)가 제안해 사게 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 향후 일대가 문화재 거리로 지정될 것인지 등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서울의 경리단길을 생각하며 기차역과 가까운 점 등 위치 등을 고려해 (건물 3채를) '충동구매'했다”고 했다. 건물 매입 후 거리의 문화재 등록으로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제 잘못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손혜원 의원의 조카 중 한 명이 문화재 거리인 전남 목포 대의동에 매입한 3채의 건물 중 한 채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의 조카 중 한 명이 문화재 거리인 전남 목포 대의동에 매입한 3채의 건물 중 한 채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손씨는 손 의원의 주변인이 문화재 거리 내 모두 9채의 건물을 매입한 데 대해 “(디자인 전문가인) 고모가 (남다른 시각으로) 저한테 그랬던 것처럼 목포 발전을 위해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가로수길이 뜨기 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여기 잘 될 겁니다. 여기 사세요’라고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창성장을 산 또 다른 조카와 관련해 “총 3명이 돈을 합쳐 9000만원을 주고 샀다. 해당 사촌은 고모(손 의원)가 (나처럼) 주신 3000만원으로 함께 샀는데, (향후 목포에서 전공을 살려 일도 배우고 살 수 있게) 어른들이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목포 문화재 거리의 건물들은 (낡았지만, 일제 강점기 지어진 의미가 있고) 아름다우며 잘 보존된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름답다고 느껴 (실제 활용 목적으로) 샀다. 비쌌다면 못 왔을 것이다”고 밝혔다.

손씨는 “일부 사람들이 투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목포 발전을 목표로 했던 고모의 의도를 아는) 목포 시민들은 (사실과 다른 기사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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