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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홍준표, "황 전 총리가 검증공세 감내할지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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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ㆍ27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30일 출판기념회에서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그런 것(전당대회 출마)을 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런 입장을 나타냈다. 그동안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켰던 모습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장세정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장세정 기자]

그러면서도 홍 전 대표는 “전당대회는 어찌 보면 작은 이벤트”라며 “대선 후보를 지내고 당 대표를 두 번이나 한 내가 고작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 한 번 더 하고 싶어서 다시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당대회보다는 그 이후에 한국 경제와 북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큰 위기가 닥칠 텐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또 그런 상황에서 한국당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최근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들이 있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한국당에 입당식을 갖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정당에 입당하고 탈당하는 것은 자유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한국당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인으로서 변신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과 경제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과 경제 '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도 총선 공천이 걸려있기 때문에 발가벗기는 수준으로 치열한 검증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며 “황 전 총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검증 과정과 극렬한 정치적 공세가 펼쳐질 것이다. 비정치인 출신인 황 전 총리가 과연 그런 것을 감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설에 대해선 “출마를 하려면 그에 앞서 한국당 당원 등록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가 친박계와 비박계의 계파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국회의원은 헌법상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계파의 일원이 되어서 심부름이나 하는 것이 국회의원이냐”라고 반문한 뒤 “나는 단 한 번도 계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 대표 시절에도 계파를 타파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TV시청 중 김병준 위원장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10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TV시청 중 김병준 위원장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또한 최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내부고발과 관련해서는 한국당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요즘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TV’에만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른다”면서도 “공감형 투쟁이라고 하는데 야당에게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투쟁 전략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보헤미안 랩소디’를 관람한 데 대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가 재밌다고 추천해서 함께 보러왔다”고 말했다. 관람을 마친 뒤엔 “동성애를 찬양하는 영화라고 들었는데, 동성애의 비극적 결말을 보여줬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이날 자리에는 강연재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 류석춘 연세대 교수,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함께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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