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라질에 0 - 2 졌지만 크로아와 비겨도 16강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마법사' 히딩크의 신통력은 '마법의 팀' 브라질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1막 2장

거스 히딩크(사진)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19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뮌헨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F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0-2로 졌다. 호주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국인 브라질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4분과 44분 잇따라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히딩크의 마법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호주는 브라질에 졌지만 1승1패로 F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일본의 경기에서 두 팀이 0-0으로 비김에 따라 호주는 크로아티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일본이 브라질을 이기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는 브라질에 지고도 16강 진출을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다. 더구나 12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3-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은 마법사 히딩크 감독의 '신통력' 덕분이라며 히딩크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1막 1장

디 에이지(www.theage.com.au) 등 호주 언론은 18일 "히딩크 감독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2골을 뽑아낸 팀 케이힐을 스타팅 멤버로 기용하지 않은 것은 전술적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전날 밤 꿈에 따른 것이었다"며 "그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좋은 결실을 봤다"고 전했다.

호주 언론은 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날까지만 해도 케이힐에게 스타팅 멤버로 출전하게 될 것이라고 통보했으나 경기 당일 아침 마음을 바꿔 후보 선수로 벤치에 남아 있을 것을 지시했다"며 "히딩크는 경기 전날 밤 케이힐이 교체선수로 투입돼 '맹활약(significant impact on the game)'을 하는 꿈을 꾼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히딩크의 신통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호주 언론은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코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히딩크가 호주-일본전의 정확한 스코어까지 미리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아널드 코치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이 0-1로 뒤지던 전반전이 끝난 뒤 하프 타임에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일본 선수들은 이미 지쳤다. 우리가 3-1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