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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도청진입 과정 소동…“통행 방해하면 안 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로 들어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연좌농성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로 들어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연좌농성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가 도청 주변에서 연일 벌어지는 제2공항 반대 집회 및 시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원 지사는 8일 오후 외부 업무를 마치고 제주도청 청사로 돌아오면서 현관 앞에서 연좌농성 중인 시위대를 뚫고 집무실로 들어가며 “이곳은 민원인이 통행하는 곳입니다. 통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라고 수차례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현관 앞 제2공항 반대 농성 참가자 등의 항의를 받으며 자치경찰 도움을 받아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현관 앞 제2공항 반대 농성 참가자 등의 항의를 받으며 자치경찰 도움을 받아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위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 단식 농성 중인 김경배씨의 면담 요구를 수용하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측이 원 지사를 향해 격한 언사를 내뱉고 자치경찰 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원 지사가 도청을 나서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제2공항 반대 측 관계자들은 정오께 원 지사가 탄 SUV 차량이 도청 정문을 나서자 차 앞에 드러눕는 등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앞서 행정당국은 지난달 19일부터 원 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의 텐트와 제주녹색당 천막을 철거했다. 이들은 원 지사를 상대로 ‘제2공항 반대’, ‘영리병원 허가 철회’를 외치며 집회와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후 8시쯤 제주 제2공항 반대 농성 천막은 철거된 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설치됐다.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제주녹색당 등 30여명은 제주시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도청 앞 인도에 텐트와 천막 등을 기습적으로 다시 설치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로 들어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연좌농성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로 들어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연좌농성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농성 천막이 다시 설치됐음에도 제주시는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 때문에 또다시 행정대집행을 단행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인권위원회는 이날 오전 도청 자치행정과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도청 앞 집회ㆍ시위의 보장 ▶인권침해 재발방지 노력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의 노력 등을 도지사 권고사항으로 채택했다. 도인권위원회 관계자는 “엄동설한에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단식을 이어가는 도민과 이를 지지하는 도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도청 앞 농성장 철거과정의 인권침해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현관 앞 제2공항 반대 농성 참가자 등의 항의를 받으며 도청 안으로 어렵게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8일 오후 제주도청 현관 앞 제2공항 반대 농성 참가자 등의 항의를 받으며 도청 안으로 어렵게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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