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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맨유팬'인데…'빨치산축구' 북한, 사우디에 0-4 참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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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 4골을 내주면서 참패를 당했다. [EPA=연합뉴스]

북한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 4골을 내주면서 참패를 당했다. [EPA=연합뉴스]

북한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4골차 참패를 당했다.

아시안컵서 4골 내주며 와르르 #빨치산 공격전법 소용없어 #'북한 호날두' 한광성 퇴장 #축구광 김정은 실망할듯

북한은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사우디에 0-4로 졌다.

북한은 이날 5-4-1 포메이션으로 나섰지만 네 골이나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28분 사우디 하탄이 현란한 개인기 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북한 골문을 열었다. 전반 38분 사두이 알 파틸이 프리킥을 추가골로 연결했다. 북한은 설상가상 전반 44분 한광성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열세에 몰린 북한은 후반 25분 알 도사리에게 세번째 골을 내줬다. 후반 42분에는 알무왈라드에게 한골을 더 헌납했다.

북한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 4골을 내주면서 참패를 당했다. [AP=연합뉴스]

북한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 4골을 내주면서 참패를 당했다. [AP=연합뉴스]

북한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빨치산 공격 전법'을 펼쳐왔다. 러시아어 '파르티잔(Партизан)'에서 유래한 빨치산은 비정규부대, 게릴라를 뜻한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일 때 적 배후를 침투해 제압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다.

북한은 해외파도 보유했다. 한광성은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페루자 소속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북한 호날두'라 불린다. 박광룡은 오스트리아 장 폴텐, 정일관은 스위스 루체른 소속이다. 북한 골키퍼 이명국은 세계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에 빗대 '북폰(북한+부폰)'이라 불린다.

하지만 북한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36세 김영준 감독 체제에서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평가전에서 베트남과 1-1로 비기고, 바레인에 0-4 완패를 당했다. 아시안컵 본선에서 기술과 체력 모두 기대 이하였다. 사우디 선수들의 개인기에 농락당했다.

1980년 아시안컵 4강에 올랐던 북한은 2015년에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9위로 같은조 사우디(69위), 레바논(81위), 카타르(93위)보다 낮다.

2017년 9월 영국 더 선은 김정은 위원장이 맨유 유니폼을 입은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에서 맨유 라이벌팀 연고지까지의 거리와 미사일 사진도 실었다. [더 선 캡처]

2017년 9월 영국 더 선은 김정은 위원장이 맨유 유니폼을 입은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에서 맨유 라이벌팀 연고지까지의 거리와 미사일 사진도 실었다. [더 선 캡처]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축구 매니어'다. 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팬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컵 같은 축구 메이저대회를 빼놓치 않고 챙겨본다. 스위스 유학 시절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을 찾아 AC밀란 경기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정권을 잡은 김 위원장은 2013년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세워 '김정은 키즈'를 육성할 만큼 축구에 투자를 했다. 한광성 등 유망주를 유럽에 유학 보내기도 했다. 만약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위원장이 아시안컵 첫경기를 봤거나 결과를 전해들었다면 실망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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