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특검, 대연정 호남 민심 오해 일으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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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얼굴) 열린우리당 의장은 16일 호남 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 기반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대북송금 특검 수사를 받아들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이견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고, 지난해 중반기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한 게 오해를 일으킨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광주.전남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토론회에서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이 서운해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김 의장의 발언은 노 대통령이 직접 결단하거나 구상한 사안을 호남 민심이 이반한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내려갔다. 다음은 김 의장의 발언 요지.

"열린우리당의 핵심은 광주 정신이고, 광주 정신의 핵심은 미래에 있다. 80년 광주 정신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미래를 향한 광주의 정신은 '따뜻한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다. 넉넉하고 화합하고 통합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미래로 연결되는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겠다. 함께해주시라."

-호남이 열린우리당을 서운해하는 이유는.

"그것(대북송금 특검과 대연정 추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안이하게 생각했고, 국민이 정권 재창출과 원내 과반수를 만들어줬는데 그 기대에 못 미쳤다. 태도나 말이 신중하지 못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빌미를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반성한다."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문제는.

"고건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초대 총리이시다. 미래지향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추스르고 반성하고 개선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끝난 다음에 그 문제는 부닥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텐데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

-북한 조평통의 안경호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분(안씨 지칭한 것)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 의장의 광주행엔 문희상 전 의장을 비롯해 정동채.이미경.김태홍.이은영.김동철.주승용.강기정.지병문.서갑원 의원이 동행했다.

광주=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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