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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하루 10번 넘게 이 닦는다” 재판 또 불출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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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포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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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88) 전 대통령 측 인사가 최근 논란이 된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발언 발언에 대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7일 한겨레를 통해 “전후 설명을 다 들으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이해가 될 것”이라며 이순자(80) 여사가 남편을 ‘민주화의 아버지’로 표현한 것을 두둔했다.

그는 “(1987년 전 전 대통령이 수용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발표한) 6·29 선언의 8개 항에 당시 우리나라 헌정사 40년의 모든 숙제들이 다 포함돼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은) 그걸 다 선언하고 바로 퇴임한 게 아니라, 쫓겨난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6·29 선언을 하고 나서 다 실천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1948년 수립 뒤 1988년까지 아무도 못 한 걸 다 하고 나왔으니까 그런(민주주의의 아버지) 말씀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7일 예정된 재판에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 모습.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7일 예정된 재판에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 모습. [연합뉴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응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첫 공판이 있었던 지난해 8월에 이어 7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형사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병으로) 방금 한 일도 기억이 안 되는 상태로 하루에 10번도 넘게 이를 닦고 그런다”며 재판 불출석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거기(법정)에 왜 나가는지를 설명해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정상적인 진술을 할 수 없다. 알아들어도 2~3분이 지나면 까먹어서 기억을 못 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논란 중인 전 전 대통령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서는 “우리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묻어달라. 거기서 남북통일이 되는 걸 지켜보겠다’고 회고록에 이미 밝혔다”며 “우리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소속 5·18 유가족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내 남편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소속 5·18 유가족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내 남편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 응답자의 61.5%가 ‘법 개정을 해서라도 국립묘지 안장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CBS 의뢰로 지난 4일 전국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이뤄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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