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천여명 집단 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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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창원=허상천·오병상기자】근로자들의 임금인상투쟁 파업·가두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창원에서 경찰의 연행근로자에 대한 가혹행위 조사를 위해 내려갔던 민주당 심완구 의원(51)이 경남도경교통과장 정우영 총경(54)의 뺨을 때린 사건으로 최재삼 도경국장을 비롯한 경남도경의 총경급 이상 간부·서장 32명이 집단사표를 냈으며 사태가 전국경찰의 집단반발로 확대되고 있다.
『공무수행중인 경찰간부를 국회의원이 폭행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경찰의 반발은 28일 경남도경본국과 마산·창원·함안 등 도내 경찰서는 물론부산시내 11개 전 경찰서장과 간부 등에까지 확산돼 낮12시까지 경남도경 2천7백38명 등 3천3백여명이 집단 사표를 냈다.
또 폭행을 당한 정 총경은 28일 오전10시 마산지검에 심 의원을 공무집행 방해로 고소했으나 심 의원은 『경찰이 근로자를 연행하면서 폭행하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흥분한 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뺨을 때린 사실만 강조해 사건을 확대시키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관계기사 14, 15면>
한편 조종석 치안본부장은 일들의 사표를 모두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발단=27일 오전9시30분쯤 근로자 「전자봉 고문」진상조사차 창원에 간 심완구 의원 등 민주당조사단 5명이 창원경찰서로 가 서장실에서 김말태 서장을 기다릴 때 조사단활동을 지켜보기 위해 뒤따라온 근로자 50여명이 경찰서안으로 들어가려다 경찰이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근로자 중에 마-창노련 의장 이흥석씨(31)를 검거했으며 이를 막으려는 일부 근로자들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근로자들을 심하게 다루자 2층 경찰서장실에서 지켜보던 심 의원이 흥분, 1층 현관으로 내려와 『이게 무슨 짓이냐』며 저지 경찰을 밀치고 옆에 서있던 점퍼차림의 정 과장 뺨을 때렸다.
이에 경찰관 3명이 심 의원을 휘감아 밀쳐 심 의원의 허리띠가 떨어지고 팔이 꺾이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이때 김말태 창원경찰 서장이 도경간부회의를 마치고 들어오다 만류해 일단 수습됐다.
◇항의·사표=정 과장은 그 직후 심 의원에게 가 뺨을 때린데 항의했으나 심 의원 측은 오히려 경찰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오후3시30분쯤 민주당조사반 일행이 도경을 방문해 최재삼 국장에게 국회의원의 말을 꺾는 등 폭력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최 국장은『국회의원이 공무수행 경찰간부를 먼저 때렸는데 사과를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민주당조사단의 항의소식이 전해지자 술렁이던 도경간부들이 정 과장을 필두로 사표를 내면서 연쇄사표사태로 번졌다.
【부산=조광희기자】경남도경 간부들의 집단사표사태와 관련, 부산시경산하 동부 경찰서장 등 11개 경찰서장과 시경 경위급 이상 간부 등 6백75명이 28일 동조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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