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화교사」 대책 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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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속리산=도성진기자】전국 시·도교육감들은 22일 최근 일부 교사들의 의식화교육대상이 고교에서 중학교와 국민학생들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 관련교사들에 대한 의법조치 등 정부의 강력한 대처를 건의했다.
교육감들은 이날 오후 속리산관광호텔에서 정원식 문교부장관 등 문교부 관계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초·중·고교교실에서 행해지는 의식화교육이 일반이 알고 있는 것보다 숫자도 많고 심각하다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 이같이 건의했다.
교육감들은 일부 교사들이 초·중·고교생들에게 시위·수업거부·삭발·농성·교장실 점거 등 극단적인 투쟁방법을 교육하는 사례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교생실습을 나온 대학4년생들과 교사들이 연대투쟁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교사들은 특정 신문이나 대학가 운동권 유인물을 게시판에 붙여 놓고 학생들에게 읽게 하고 심지어 독후감을 쓰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육감들은 수업중 교사가 『학생회는 노동조합과 같으므로 학생들도 일반 노동자들과 같이 노동3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교육시키는가 하면, 방학 중 대학가에서 개최되는 고교생을 위한 민주학교 등에 참가를 권유하기조차 한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음악수업 중 교사가 운동권 노래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으며 「노가바」(노래가사 바꿔부르기)가 중·고교생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는 것.
교육감들은 이같은 노래는 「이 학교가 제 학교듯 교장이 설쳐도 학생권리 짓밟는 넌 우리의 적이다」 「우리 교장 말많은 교장, 듣지도 않는 말 혼자 하네요」 「맨날 맞고만 있진 않지, 늘 벌을 서면서도 뒤돌아 서선 주먹을 쥔다」 「우리 선생님은 잘 때리는 선생님」 「무엇을 망설이랴 투쟁하여라, 학생이 주인된 참교육 위해」 등 교장·교사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노가바」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모고교에서는 수업 중 교사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냐』고 묻곤 학생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의식화 교육을 주도하는 교사들은 「민족민주교육을 위한 개편교과서 지침서」 「통일을 위한 국어교육」 뿐만 아니라 대학교 사범대생들이 교생실습을 위해 만든 자료 등을 통해 현체제를 부정하는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화교육은 전국 어느 학교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며 지난해 가을부터 확산되기 시작, 올해 1월 대학가에서 고교 등을 상대로 한 「민주학교」가 열리고 난 뒤 더욱 심각해졌다고 교육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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