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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가덕도신공항 vs 국토부 김해신공항 건설 정면 충돌

중앙일보

입력

국토부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제공 부산시]

국토부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제공 부산시]

“동남권 관문공항의 건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부산시는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백년지대계가 될 동남권 관문공항의 성공적 건립을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입니다.”

부산시,신년초 가덕신공항 건설 공식화 #국토부, 김해 신공항 건설 강행 움직임 #수요예측과 소음·안전성 문제 입장 차 #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제 시작입니다’란 제목으로 내놓은 2019년 신년사의 일부분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건설하는 김해 신공항은 부산·울산·경남지역 동남권 주민이 요구하는 ‘관문공항’이 될 수 없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이미 지난 6·13 지방선거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한 바 있다.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구·경북의 반발을 의식해 “굳이 가덕도 신공항이라고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노골적으로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을 비판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구공항(민간·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대구·경북의 반대만 없으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제공 부산시]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제공 부산시]

이와 달리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계획한 김해 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안 수립과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고 동남권 자치단체의 주장 가운데 합리적으로 수용할만한 문제가 없다며 김해 신공항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와 국토부가 김해 신공항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국토부와 부산시가 벌이는 김해 신공항 건설 관련, 쟁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활주로
동남권 관문공항에 걸맞은 활주로 길이가 얼마인지가 쟁점이다. 부산시는 인천공항의 경우 3750~4000m를 건설 중이라며 최소 3500m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3200m 활주로에서도 미주·유럽항공 노선을 제한 없이 운영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현 활주로와 43.4도 꺾인 V자형 활주로를 제시하고 있다.

▶소음문제
국토부는 소음피해 예상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이주단지 조성, 주민지원 대책, 저소음 운항절차 마련 같은 종합적인 소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시는 24시간 공항 운영이 가능하도록 소음대책을 을 요구하고 있다. 소음피해 가구를 놓고 국토부는 2716가구, 부산시는 3만4833가구(부산 1833가구,김해 3만3000가구)라 주장하는 등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수요예측
2056년 여객 수요를 놓고 부산시는 사전 타당성 조사를 근거(2016년 프랑스 ADPi)로 3800만명을, 국토부는 기본계획 결과 2814만명이 타당성 있다고 제시한다. 국토부는 또 확장성을 고려해 연 3800만명 수요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부산시를 설득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김해 신공항 건설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한 오거돈 부산시장. 송봉근 기자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김해 신공항 건설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한 오거돈 부산시장. 송봉근 기자

부산시는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예측한 수요보다 기본계획에서 약 1000만명 적게 잡아 현 김해공항의 혼잡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여객수요에 따라 연간 항공기 운항횟수도 부산시는 29만9000회, 국토부는 18만900회로 잡고 있다. 여객 수요와 항공기 운항횟수는 활주로 길이와 국제선 터미널 규모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안전성
부산시는 예비타당성(항공시설 법상 장애물 기준) 조사결과 인근 임호산·경호산 같은 장애물 6600만㎡가 발생하는 것으로 검토됐다고 주장한다. 이들 산을 깎는데 2조9000억원의 예산이 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장애물 절취 없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비행절차 수립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인근 산의 절취 여부는 비행 안전성과 공항 건설 비용을 결정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새 활주로 건설에 따른 서낙동강 지류인 평강천의 유로변경, 부산시가 계획 중인 인근 에코델타시티의 고도제한 등에 따른 계획변경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부산시는 현 김해공항 이용객 추세를 근거로 김해 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토부는 최근 여객이 급증한다고 단기 추세로 장기예측을 하는 것은 불합리해 기본계획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거돈 부산시장은 내년 3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식화할 예정이지만 국토부는 지난 28일 기본계획안을 부·울·경 국회의원들에게 배부하는 등 내년 초 기본계획안을 확정해 김해 신공항 건설을 강행할 계획이어서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김해 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안을 확정·고시하고 하반기에 설계에 들어가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해 김해 신공항을 개항할 계획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x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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