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UIP사 국내 비디오 시장도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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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영화 직배로 국내 영화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켜 온 UIP (대표「마이클·배」)가 어느새 국내 비디오시장까지 잠식, 비디오 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UIP의 비디오회사인 CIC는 지난해 7월부터 한달에 6∼8편씩의 미국영화비디오를 출하, 그동안 60여편을 국내시장에 배급했다.
CIC는 특히 자신들과 계약한 비디오점에만 제품을 공급하는 「가맹점제도」를 도입, 다른 비디오점에는 판매를 거부하는 독점판매방식을 쓰고 있다
CIC는 그동안 전국에 무려 2천여 비디오점을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이는 전국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소위 A, B급 비디오점의 대부분을 공략한 셈이다.
비디오업계에서는 현재 CIC가 국내 외화 비디오시장의 10%내외를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1년도 채 못 돼 안정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CIC측은 『벌써 외화비디오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3년내에 이를 30%수준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CIC는 UIP소속 4대 메이저영화사 가운데 파라마운트·유니버설영화사의 영화를 비디오로 전세계에 공급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비디오 회사로 무려 3천편이 넘는 미국영화 비디오를 확보, 세계 40여개국의 비디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CIC는 그동안 국내의 관심이 UIP 영화 직배문제에 쏠려 있는 사이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국내시장에 정착한 것이다
CIC가 이처럼 한국비디오시장 개척에 성공함에 따라 MGM·UA 등 다른 미국 메이저영화사들도 국내 비디오회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끝나는 대로 직접 상륙할 전망이 높아졌다.
국내 비디오시장은 지난해 올림픽을 계기로 급성장, 한해 2백50억원의 규모로 커졌다. 아직은 국내 영화시장(8백억원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선진국처럼 수년내에 영화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CIC는 국내에 비디오를 직접 판매하면서 테이프 한개에 담을 수 있는 길이의 영화를 굳이 두 개에 나눠 담아 발매, 국내 비디오점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결국 한권 값이면 빌려 볼 수 있는 비디오를 CIC제품은 두배를 줘야만 볼 수 있게 만든셈이다.
CIC는 현재 한권에 담을 수 있는 상영시간 1백30분 내외의 영화 『스팅』 『애정의 조건』 등을 상·하권으로 나눠 발매하고 있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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