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장관 "김태우 만났지만, 자리 마련해준 적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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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0일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소속됐던 김태우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에게 5급 감찰 사무관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유 장관은 최근 김 수사관의 비위 혐의를 조사한 대검 감찰본부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김 수사관으로부터 압박을 받거나 내부 직원에 대한 감찰 내용 등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사무관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수사관의 승진 자리를 위해 채용을 지시한 적이 없고 (검찰 수사에서) 제가 시킨 일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김 수사관이 생성한 첩보에 압박을 받은 유 장관이 그를 위해 감찰 행정관 자리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김태우가 생산한 첩보 무서워 자리 만든 것, 사실 아니다" 

그렇지만 유 장관은 올해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태우 수사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8월까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특별감찰반에서 과기정통부를 맡았다.

김 수사관은 유 장관의 비서실장이 관련된 비위 첩보를 알아낸 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을 직접 만났다. 대검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과기정통부 인사담당자가 4급 감찰관을 뽑으려 하자 자신이 채용될 수 있는 개방형 5급 자리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6급 공무원이 바로 4급 특채는 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씨는 실제로 5급 감찰 행정관 자리에 내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사관에 대한 변론을 맡은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6급 공무원이 실세 장관에게 자신이 갈 5급 사무관 자리를 신설토록 유도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수사관의 최종 징계 수위는 봉욱 대검 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에서 다음달 28일 이전에 결정된다.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가 24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가 24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KT 비롯한 기업 임직원 역시 대검 조사 받아 

통신업체 KT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권모 상무 역시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다. 그는 김 수사관과 골프 라운딩을 한 기록이 휴대전화 메시지 등에서 나와 대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대검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올 6월부터 10월까지 기업체 관계자들로부터 7차례, 178만원어치 골프 접대를 받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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